▲ 정효천 교무 / 열쇠교당
새해를 맞아 세웠던 계획들이 작심삼일이 되고 있지 않나 반성해 본다. 어느덧 1월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다짐한 '새해 목표'라는 뒷모습을 보며 따라 잡고자 열심히 준비했던 마음이 어느덧 당연하고 익숙한 '일상'에 안주하여 출발조차 하지 않고 그 다짐은 안중에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으며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만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며 1초라는 한걸음을 생각해 본다.

우주의 시간 150억년을 1년으로 축소할 때 인류가 역사를 만들어간 시간은 1초라고 한다. 세상을 다 소유할 것처럼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다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았다.

"하루는 팔만육천사백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생각하기에 따라 하루에 팔만육천사백번의 좌절을 가슴에 품을 수도,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도 있다. 이 숫자는 대단히 관념적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직접적이기도 하다. 자, 골라라. 팔만육천사백가지의 선택!"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를 살아간다. 어제도 하루를 살아왔으며, 내일의 하루를 맞이한다. 그렇게 하루가 모여 1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며, 1년이 되어 세월과 인생이 된다. 이와 같은 삶을 살면서 나는 내 삶을 느끼는 시간적 개념이 얼마만큼 되는지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찰나(刹那)'를 사용한다. 극히 짧은 시간을 의미하며, 0.013초에 해당한다. 내가 한 마음을 내는 그 순간이 바로 이 찰나다.

내 마음을 통해 현실에서 내가 기쁨, 행복, 감사 혹은 슬픔, 불행, 원망을 표출하는 그 순간이 1초도 걸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마음을 내며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마음작용의 순간들이 쌓이고, 새겨져서 현재 나의 인격을 만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모든 목표의 시작은 내가 내는 한 마음부터 시작한다. 꼭 이루고 말겠다는 다짐의 마음에서부터, 힘들더라도 그 목표를 위해 준비하는 정성심도 나의 마음이다.

학업과 취업의 힘듦 속에서 즐거움이 될 고통을 알아 내 다짐을 반조하고 잠깐이라도 마음을 챙겨 정성의 마음을 놓지 않는 챙김 한번, 그 순간이 나의 생활과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마음 작용들이 쌓여 나의 인격을 이루고, 나의 생활을 가꾸며, 나의 목표를 성취하게 된다. 이와 같이 순간의 마음을 챙기기 위한 공부가 마음공부다. 그래서 오늘도 이 말씀을 챙기며 새해 목표를 내 손에 잡아보고자 첫 걸음을 내딛는다.

"모든 학술을 공부하되 쓰는 데에 들어가서는 끊임이 있으나, 마음 작용하는 공부를 하여 놓으면 일분 일각도 끊임이 없이 활용되나니, 그러므로 마음 공부는 모든 공부의 근본이 되나니라."(〈대종경〉 요훈품 1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