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 수거해 만든 북극여우담요
젊은원불교/ 버려진 키보드 아바타열쇠고리
카시트를 활용한 교육용 키트
버려진 자원을 패션상품으로

▲ 챌린지 다이어리& 노트는 페트를 업사이클링 한 원단으로 커버를 만들고 재생지로 제작했다.
▲ 버려지는 자원을 하나뿐인 패션상품으로 만든 터치포굿의 제품들. 소비자들이 일상의 자원들을 다시 되돌아 보며 제품의 의미를 재미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들이다.
문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공익과 나눔 소통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이들, '컬처디자이너'. 우리시대 젊은 코드로 읽혀지는 이들은 자신의 재능과 열정,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디자인하는 창의적 시민을 뜻한다.

버려진 제품에 디자인을 입혀 쓸모 있는 물건으로 되살리는 일, 단순한 재활용(Recycle)이 아닌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Upcycle)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이들이다. '터치포굿'도 업사이클링이라는 가치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사회적 기업이다. 이들은 현수막 광고판 등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들을 재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상품과 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제작과정에서는 저소득이웃과 장애인작업장과 함께 한다. 수익금의 5%는 환경성 피부질환 아동의 습관개선을 위해 쓰인다.

터치포굿의 박인희 씨는 '버려지는 자원에 대한 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삼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재활용을 토대로 하는 사업은 많았지만 막상 버리는 사람들이 버려지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재활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사람들이 직접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생긴 해가 2007년이니까, 2008년 터치포굿이 출발했을 때는 아직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설전이 한창이었다. 당시에는 사회적 인식도 부족했고, 롤모델이라 할 수 있는 기업도 부족했다. 그때 박미현 대표를 비롯한 몇 명의 청년들이 사회적기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3개월짜리 단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바깥을 내다보니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 현수막들은 게시기간이 끝나면 어디로 사라질까?라는 생각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보니 패션 제품 제작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고 말문을 이었다.

이들은 2008년 창업초기 당시에는 현수막, 지하철광고판으로 가방과 소품 등을 제작했다. 현재는 이 외에도 다양한 폐자원들을 발굴하고, 의뢰를 받아 제품제작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나, 개인 등이 가지고 있는 폐자원 등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먼저 의뢰를 준다. 그러면 해당 소재를 가지고 소재컨설팅을 진행해서 필요한 제품을 만들거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페트를 수거해 원사를 제작한 후 만든 북극여우담요, 버려지는 키보드를 활용한 아바타열쇠고리, 교체되고 버려지는 카시트를 활용한 교육용 키트 등이 있다"고 제품을 소개한 그는 "그냥 소재가 있어서 만들기보다는 소재의 특성과 상황, 이슈 등을 접목해서 제품에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하나의 제품에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재미있게 생각하고 일상의 제품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도록 의미를 담으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며 제품에 담고 싶은 의미를 전했다.

그들에겐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터치포굿의 환경교육은 '도시형 환경교육' 혹은 '브릿지 교육'으로 불린다. 자연을 찾아가 도심에 없는 것을 보고 느끼던 기존 교육과 차별화 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생태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교육용 키트(Kit)와 동영상, 교재 등을 이미 완성했다. 프로그램 완성도가 높아 관공서나 기업 등에서 인용해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린리더'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리더십, 환경, 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전국 20개 환경동아리의 대표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모아 환경 이슈를 교육하며, 각자 학교에 돌아가 친구들을 다시 가르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기업들과의 리싱크(Re-sync마크 Re-sync기획) 업사이클 협약도 진행 중이다. 짧은 시간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에 이 마크가 표시되어있다면 쓰임이 다한 후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업사이클링 되도록 약속되어 있다는 뜻이다. 리싱크 협약은 버려지는 자원의 특성과 현황에 따라 기념품, 사내 캠페인물품, 기부상품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정부, 기업, 개인 등 주최 또한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리싱크 마크는 진정성 있는 친환경 주체임을 인증하는 직접적인 상징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업사이클 디자이너 양성과정 아카데미도 진행했다. 올해도 양성과정 2기를 진행해서 업사이클 디자이너들을 지원하고 네트워킹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쓰레기가 지저분한 게 아니라 재미난 대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게 목표라는 이들, 문화적 상상력과 공익적 실천력을 겸비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진정한 '숨은 영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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