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수칼럼

▲ 송대성 교무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필라델피아의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동부지역은 겨울이 없이 가을이 지속됐다. 열대지방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에 비해 섭씨 0.5도 이상의 차이로 인하여 엘리뇨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날씨에 취해 있다가도 해수면 온도의 작은 차이로 인하여 이상기온이 발생하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나타날 기후 변화에 염려가 크게 앞선다.

모든 인간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의 추구이건만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개인이나 국가의 이기적 욕심은 거시적 공익을 무시하고 눈앞의 풍요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그칠 줄 모르는 그 물욕은 끝내 환경오염으로 공멸의 수렁을 파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허물을 알면서도 서둘러 고치려는 사람의 노력이 부족하니 다만 천지의 무서운 제재가 두려울 뿐이다.

그렇다고 물질의 풍요가 과연 행복을 보장하는가! 최근 "부잣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 감정 통제가 안 되는 부자병을 앓고 있다" 는 명분을 내세워음주운전으로 4명의 목숨을 빼앗고도 법원에서 징역형을 면하고 보호관찰을 받은 판결 사례가 있었다. 현재 미국에서 큰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이선 코치라는 소년이다. 부자를 위한 판결이라는 주장과 함께 물질적 풍요가 자제력을 상실시키는 것을 법적 병으로 인정했다는 점은 상기할 만하다. 물질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물질에만 몰입하고 우선하는 태도가 문제이며 도덕과 물질수용 사이의 심각한 부조화가 우리의 환경을 재앙으로 몰고 인격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여 물질문명을 선용하고 그 폐해를 일소하기 위하여 바른 신앙과 수행을 천명한 부처님이 있었다. 바로 소태산 대종사이다. 인과보응의 신앙문에 사은의 지중한 은혜를 밝히고 보은의 대요를 드러내 보은 즉 불공이 되게 하신 것은 만고의 대법으로 종교윤리의 혁명이다. 진공묘유의 수행문에 삼학과 팔조를 밝히고 동정간 불리선을 주장함은 만고의 대도로 생불이 되고 활불을 성취하는 산 선법이다. 세계평화와 자기완성의 방향으로서 사은과 삼학은 꾸준히 조명돼야만 한다.

어찌하여야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세계 공동체를 이루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천지만물 허공법계가 먼저 나 아님이 없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 부처님의 은혜를 깨닫는 것이요,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네 가지 지중한 은혜를 아는 길이다.

천지만물 허공법계가 모두 한 몸인데 어찌 휴지 하나라도 함부로 할 수 있으며, 부처에게 불경하고,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 속에서 배은의 사지를 택할 수 있겠는가! 다만 응용에 무념하고, 무자력자를 보호하며, 자리이타의 도를 세우고,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세우는 길로 나아가면 사은에 보은함이 되고, 부처님의 은혜를 갚음도 되며, 천지만물 허공법계와 하나가 되고 일원의 위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린에너지를 비롯한 환경문제며 식량부족과 질병구제, 세계평화가 다 그 안에 있으므로 보은 즉 불공의 위대한 공덕이 크게 드러날 것이다.

또 어떻게 우리 각자가 경계 속에서 행복을 위한 인성을 고양할 것인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각자의 불성을 알고 길러서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제불 조사의 뜻을 따르는 것이요, 자아를 실현하고 부처를 이루며, 세상을 구하는 의술을 터득하는 길이다. 본래 완전하고 두루 갖추었는데 무엇을 탐하며 본래 청정하거늘 어떻게 무명이 숨겠는가! 다만 심불 일원상을 깨달아 대소 유무와 시비이해에 걸림이 없으며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이 확고하고 모든 사리를 응용할 때에 정의와 불의를 분명하게 잡고 버리면 악도를 벗어나 해탈에 이르는 길이 되고, 자아를 성취하고 행복을 누리는 길이 되며, 제불 조사 정전의 심인을 오득함이 되고, 산부처를 이룸이 되며, 일원의 체성에 합하는 길이 된다. 우울증을 비롯한 비관과 자살과 질투와 이기심의 극복이며,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극복이 모두 여기에 있으므로 동정간 불리자성이야말로 최상승선임을 다시 의심치 않을 것이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15년을 살고 있다. 그러나 나라와 장소가 바뀌어도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일원상을 종지로 한 사은과 삼학은 어느 나라 어떤 생명에게도 다 적용되는 법임을 실감한다. 이 도리가 아니면 세계평화도 진정한 행복도 담보할 수 없으니 해외에서 교화를 하고 교육을 한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행복이다.

올해 원불교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4월 말에 보름간 현지인 교도들을 모시고 한국 성지순례를 기획하고 있다. 7월에는 선학대학원 현지인 학생과 교수 15명을 인솔하여 원광대 한의대 연수를 겸한 총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정법을 알아보고 한국방문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현지인 교도들과 학생 교수들을 보면서 한국과 원불교가 참으로 자랑스럽기만 하다.

이 교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여 법신불의 자비를 실현해 나가고 이 교법으로 자신을 단련하여 법신불의 청정을 체험해 나가니 세상을 구제하고 행복해지는 분명한 길임이 자명하고 이러한 진리와 스승과 법과 회상에 감사한 마음이 사무친다. 2016년 새로운 한 해를 앞두고 세계평화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정각 정행, 지은 보은의 대 서원을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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