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평에 밭갈기도 눈물겨워라'

▲ 만성교당 심남훈 교도(오른쪽)와 김경진 교무.
심고 때마다 100원씩 푼푼이 모은 1500만원을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성금으로 희사한 교도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중앙교구 만성교당 심남훈 교도.

그는 "어릴 적 어머니가 해오던 보은미 헌공의 정성을 그대로 배워 어머니의 뜻을 받들고자 했을 뿐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7세 때 어머니를 따라 중앙총부 법회에 왔다가 대종사를 처음 친견했다는 그는 "한 달에 두 번 보는 법회에 꼭 빠지지 않고 다니며 신심을 냈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조석심고를 올리며 돼지저금통에 100원, 200원씩 모으는 정성을 쉬지 않는다.

그는 "지나보면 모두가 힘든 세월이었지만 법신불 사은의 은혜로 알고 살았기에 견딜 수 있었다"며 "오직 대종사의 법을 배우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 이생의 재미였고, 사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가 공익사업에 마음을 내놓기까지는 또 다른 사연이 있었다.

14세에 출가를 결심하고 정산종사를 찾아 갔을 때 '전무출신을 하면 잘할 것 같다'며 격려를 받았다. "그렇게 출가를 결심했지만, 그때 집안 어른들이 모두 반대했다"며 당시를 회상한 그는 "마음에는 항상 성직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공도사업에 전념하며 일생을 전무출신으로 살아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의 꿈은 또 다른 서원의 시작이 됐다. 바로 교당에 크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는 "이날이 되도록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만성교당에 만석평의 땅을 희사해서 교당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다"며 "아주 오랜 시간 푼푼이 100원이고 500원이고 조석으로 심고 올릴 때 돼지저금통에 모아온 돈을 모두 은행에 저축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만석평 땅이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지 않겠나. 교당에서 그 땅에 요양원을 하나 지어도 좋고, 농사 임대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도 '만석평에 밭갈기도 눈물겨워라'라는 〈성가〉 구절에 가슴 뜨겁다"고 전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조금씩 모아진 금액이 1500만 원. 때마침 만석평의 땅을 희사하고 싶은 서원을 알고 있던 조영선 교무가 교단적인 큰 사업에 동참해 줄 것을 적극 권선하면서 원100성업기금 희사로 선뜻 마음을 열게 됐다.

그의 조석심고와 보은미 헌공은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신앙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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