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꿈과 끼, 마음껏 펼쳐라

▲ 금곡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의 체육문화 공간으로 2000년 2월 사)삼동청소년회가 수탁해 운영하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낙동정맥은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이른다. 마지막 끝자락 산이 금정산이다. 금정산 자락 서쪽에 위치한 금곡청소년수련관. 지하철 2호선 동원역과 금곡역 사이에 자리해 있고, 대로변이어서 버스나 자동차의 접근도 용이한 편이다. 수련관 앞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에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왔단다. 지금은 아파트촌이 형성돼 인구가 대폭 증가했다. 수련관을 찾았을 때는 방학이라서 그런지 청소년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유아예체능단과 수영하는 사람들, 실내체육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뿜어내는 운동 열기는 겨울철 한기를 몰아내기에 충분했다. 하루 1천여 명이 이용하는 수련관은 '문화 활동 공간을 상시로 열어주며 이 공간이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되길 염원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체육문화 공간

금곡청소년수련관은 모든 것이 청소년들의 체육문화 공간에 맞춰 최적화됐다. 2000년 2월에 (사)삼동청소년회가 수탁한 수련관은 25m 5레인 수영장을 포함해 미니 축구를 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 280석 규모의 공연장, 헬스장, 무용실, 동아리 활동실, 세미나실, 식당 등 지하2층 지상3층의 건물이다. 11,908㎡의 부지에 건물 연면적은 6938㎡다. 수련관이 위치한 곳은 금곡근린공원 안이어서 30년 이상 느티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곳에는 100석 규모의 야외무대가 조성돼 청소년과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돕고 있다. 수련관의 주인은 청소년들이다. 금곡청소년수련관에는 2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운영위원회'가 꾸려져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프로그램 모니터, 설문·봉사 활동, 타 시설과의 교류활동 등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이 골고루 참여한 위원회의 건의사항과 의견은 수련관 운영에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청소년체험활동 지역사회 운영모델 기관 선정을 비롯해 국가인증수련활동 프로그램 부산광역시 최다 보유 등 다수의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지역사회 및 국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관내 수영장 신설로 위기 봉착

잘 나가던 수련관이 위기를 맞은 것은 주변에 수영장이 들어서면서다. 공공수영장만 부산시 북구 3곳, 인접한 양산시 2곳 그리고 민간수영장 1곳이 생기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시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수련관은 2010년부터 더 이상 현장유지도 힘들어 수영장 폐쇄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 어렵사리 유지되던 수영장은 2012년 부산시의 운영 보조금 지원으로 그나마 살아났다. 낡은 수영장을 개보수하면서 이용객들이 증가했지만 시 지원금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조금 지원으로 살아났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실질적으로 수영장 운영은 적자상태지만 공공성 때문에 폐쇄할 수 없다. 수영장 운영의 위기와 함께 잘 운영되던 유아예체능단도 그 시기 유아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수련관도 점점 힘들어졌다.
▲ 유아예체능단은 다도는 물론 수영, 바이올린, 태권도, 국악, 과학, 영어 등 유아교육을 특성화해 운영하고 있다.
유아예체능단 특성화로 재도약

금곡청소년수련관은 유아예체능단으로 특성화했다. 수영장과 실내체육관, 근린공원 등 천혜의 교육환경을 활용한 전략이었다. 개관 초기부터 시작된 유아예체능단은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원(120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40여 명만 다녔다. 초창기에는 좋은 시설과 특화 교육으로 지역에 입소문이 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했던 때와 대조적인 시기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의 누리과정 및 보육지원이 들쑥날쑥하면서 학부모들이 유아예체능단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원장이 부임하면서 유아예체능단이 활력을 얻었다.

김윤원(호적명 윤조·화명교당) 원장은 "유아예체능단은 이름에 걸맞게 바이올린, 수영, 미술, 태권도, 국악, 발레, 영어, 과학 등 창의적인 분야를 특성화해 가르치고 있다"며 "그렇다고 일반 유치원에서 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아니고, 그에 준하는 교육과정을 하면서 유아교육을 특성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유아의 경우 5세부터는 홀로서기를 가르쳐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김 원장이 역점을 두는 것은 자모 상담이다. 수업을 통해 얻은 자녀에 대한 정보와 교사의 의견을 종합해 맞춤형 상담에 정성을 쏟고 있다.

오전9시에 시작해 종일반의 경우에는 오후4시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되며 특화교육은 학원처럼 운영된다. 일반 유치원을 보낸 자모들은 고가의 바이올린 교육비 등을 따로 내야 하지만 유아예체능단은 그에 비하면 1석3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올해 유아 112명이 입학하면서 금곡청소년수련관은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렇게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의 남다른 교육열정과 정성이 아이들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체능(수영, 체육)과 예능(발레, 미술, 과학, 버그박사) 프로그램이 신체를 고르게 발달시키고, 뇌 발달, 정서안정,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모사업과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

수련관은 시, 교육청, 구청 등 다양한 공모사업을 수주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청이나 여성가족부의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모사업 참여와 자체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부산청소년영화제 참가, 동아리 끼 경연대회, 청소년독서경진대회, 가족문화탐방, 청소년캠프 등을 운영하며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 공간을 확보해 주고 있다.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로 운영되는 '자아정체감 형성을 위한 마음공부'는 초·중·고등부로 연중 진행하며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부산광역시의 지원을 받는 청소년어울림마당은 주말을 이용해 온천천시민공원에서 진행된다.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의 경우는 늘 정원이 가득 찬다. 혜택을 받아야 할 청소년들이 많을 뿐 아니라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수영, 무용, 체육 등)으로 호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귀가차량까지 제공돼 만족도는 최상이다.

자유학기제, 진로교육지원센터 유치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교육현장의 일대변화가 불어 닥치고 있다. 금곡청소년수련관은 올 8월 부산교육청 지정 북구 진로교육지원센터를 정식으로 개원할 예정이다. 부산광역시 북구청과 부산교육청이 지원하는 이 사업은 청소년 진로, 직업교육에 주안점을 뒀다. 이 사업을 유치한 김종근 관장은 "지난해 부산시에 4곳이 설치돼 운영 중에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센터들이 지역에 생겨 날 것이다"며 "우리 센터는 '꿈밭'이라는 별칭을 갖고 중학생 대상 진로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북구 관내에 16개의 중학교가 있는데 이들을 케어 하려면 상당히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로 관련 체험을 비롯해 기업탐방, 견학, 특강 등을 실시하고, 더불어 지역사회 네트워크 형성과 직업 체험처 발굴, 기업 연계 교육 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곡교화단 운영과 수련관 과제

금곡교화단은 수련관에 근무하는 재가교도 10여 명이 중심돼 꾸려졌다. 마음공부와 친목은 물론 정보공유 등으로 유대감을 키우고 있는 금곡교화단은 화명교당에 소속된 교도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에는 익산성지 순례 및 경산종법사 배알, 배내청소년훈련원 봄나물 캐기, 지리산 단합대회 등을 시행했다. 올해는 '함께하고 싶은 교화단'을 목표로 공부, 보람, 유익을 실현할 예정이다. 15년 째 근무하며 행정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원경(호적명 주영·화명교당) 부장은 "수련관이 서비스 영역이기 때문에 민원 발생이 많다"며 "수영장 운영에 관한 민원이 다수를 차지한다. 수탁시설인데 시 직영으로 착각해 이용객들이 무리하게 요구하는 데 속 깊은 마음공부가 더욱 요청된다"고 전했다.

김종근 관장은 "수련관 운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결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며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수영 의무교육이 실시된다. 인근 지역에 4개의 초등학교가 있어서 우리에게는 기회다. 유아예체능단의 활성화와 진로교육지원센터가 안정되면 어느 정도 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 김종근 관장(왼쪽 세번째)은 학생진로교육센터 유치로 기업과 연계한 진로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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