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이른 한국 NGO 역사
아프리카·청수나눔·한울안운동 등 교단 국제구호 활발
환경·인권·마음공부·인성교육 분야 기대

▲ 사)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은 스와질랜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조직, 국제기구 등과 함께 지금 전 세계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 중에 하나는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 비정부기구)다. 자발적인 비영리 시민단체인 NGO는 세계 곳곳에서 인권과 평화, 환경, 기아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활동, 밝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큰 손이다.

NGO는 1863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국제적십자사 운동을 효시로, 1970년대 초부터 UN이 주관하는 국제회의에 민간단체들이 참가, NGO포럼을 열면서 'NGO'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됐다. 핵실험반대와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한 '그린피스', 양심수 석방, 사형제 폐지,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국제앰네스티', 전쟁과 질병,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세계인을 위한 국제민간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 등의 국제 NGO는 많은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이 될 정도로 신뢰받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NGO는 1898년 만민공동회에 이은 1896년 독립협회로, 그 역사가 119년째를 이른다. 역시 독립운동단체였던 신민회는 1919년 3.1운동을 이끌며 한국 재야운동의 뿌리가 된다. 지식인과 종교인들의 활동이 각 지역 시민들의 참여와 결합되면서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번져나간 것으로, 한국 최초의 시민혁명으로 평가된다.

1903년 YMCA, 1913년 안창호가 설립한 흥사단, 1922년 YWCA 등 역시 한국 NGO의 기원으로 독립과 계몽 등을 목적으로 했으나 시대적 상황에 의해 비교적 제한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광복 이후에는 대한부인회, 대한청년회, 대한농총 등 분단과 전쟁을 거쳐온 결과 대부분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띠게 되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5.16 이후 정부 주도의 사회단체에 의해 억압받았다. 이후 한국에 자율적인 시민단체가 다시 형성된 것은 군사권위주의에 저항하는 단체들로, 70~80년대 우리 사회에 민주화를 이끌었던 동력으로 활동했다.

시민들의 힘의 응집은 1980년대 후반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내건 NGO들을 낳았다.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등이 창립되어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많은 NGO들이 탄생한 결과, 1999년 10월에는 서울에서 NGO 세계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한국 NGO 역사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이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해외 원조, 구호에 나서는 NGO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다종교사회의 특성으로 여러 종교를 기반으로 한 NGO비중이 크다는 점도 이례적인 특징이다.

그 중 원불교는 교단 규모에 비해 NGO 활동이 활발한 종단으로 손꼽힌다. 보은봉공과 타자녀교육에 바탕해 가난과 질병, 무지에 저항하며 세상을 치유하는 역할을 다양하게 펼쳐온 것이다.

교단은 원기77년 UN NGOs 가입 이후 여러 NGO들을 탄생시켜왔다. 원기84년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이 설립되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와질랜드에서 뿌리를 내렸으며, 이듬해는 40여년 전부터 캄보디아 및 세계 55개국에서 은혜를 전하던 박청수 원로교무의 '청수나눔실천회'가 설립됐다.

UN NGO에 가입된 여성회뿐 아니라 봉공회·청운회·청년회도 NGO 성격에 부합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봉공회와 한울안운동, 청운보은동산이 각각 봉공회와 여성회, 청운회를 바탕으로 사단법인 단체로 독립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원기85년 걸음을 뗀 한울안운동(여성회 산하)은 한센병 환자 돕기, 북한어린이 분유보내기부터 최근 케냐 키툴루니 직업훈련원 코이카 정부지원사업 추진 등과 함께, 한지성 회장이 국제 NGO대회 등에서 활동을 소개하며 원불교 NGO를 세상에 알려왔다.

이 밖에도 네팔을 중심으로 활동한 '함께하는 사람들'과 대학생 평화인재 피스플레이어 양성을 이끄는 '평화의친구들', 아시아 전역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고 있는 '삼동인터내셔널' 등이 국제 구호와 평화를 위한 NGO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삼동인터내셔널은 지난해 9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는 단체로 선정되는 성과로 원불교 NGO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또한 최근 들어 환경 분야의 원불교환경연대와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인권 분야의 원불교인권위원회, 마음공부와 인성교육 분야의 새마음새삶회 등이 활발한 행보로 교단을 넘어 우리 사회로부터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NGO들에 대해, 교단은 이를 한 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전문성을 갖추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해왔다. 원기94년 원불교재난재해구호대가 출범해 아이티 등으로 긴급구호활동을 펼쳤으며, 이후 교단 내 NGO간 협력 강화를 위한 'NGO 협의회' 준비모임과 원불교NGO스쿨 개설로 가능성을 찾기도 했다.

5월 경북 경주에서 UN DPI-NGO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올해는 원불교 NGO 역사에 있어서도 큰 전환이 될 예정이다. 환경 등의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김선명 교무가 시민사회 교화개척 담당으로 역사적인 걸음을 시작,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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