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로 활력, 가족교화로 화합, 세대소통으로 화동

▲ 여의도교당은 원기100년 법회출석률이 전년대비 19% 증가하는 괄목할만한 교화성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세기를 막 시작한 교단의 갈증은 여전히 교화에 있다. 100년의 교화 성적표가 될 100주년기념대회를 앞두고 있는 이때,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여의도교당이다.

종교에서 관심이 멀어지는 시대, 자꾸 나이들고 정체되는 교당들이 늘어나는 이 때 서울 한복판 여의도교당은 교화 훈풍으로 하루하루가 흥겹고 충만하다. 교화0번지 서울에서도 입교와 출석률이 수년째 꾸준히 상승 중이며, 특히 원기100년 출석률에서는 전년대비 19%의 성장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 서울교구 교화결산 시상에서 일반부문 교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여의도교당은 명실상부 강남에 이어 두 번째 큰 교당으로 우뚝 섰다.

원불교조끼입고 달리는 마라톤동호회

증권과 정치의 메카 여의도에서도 교통 편하고 인적 많은 곳에 위치한 여의도교당.

도심 한복판 한강과 가깝고 카페와 도서관, 어르신케어센터까지 갖춘 것은 이점이지만, 주말이면 발길이 뚝 끊어져 주변 상가들도 문을 닫는 등 교화에 있어 결정적인 단점도 있는 특이한 환경이다. 이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뛰어넘는 고민과 노력 끝에 다양한 동호회들이 결성됐다.

전국에서도 교당 소모임 활성화로 손꼽히는 여의도교당 김덕수 주임교무는 "교도들이 이끌고 참여하며 교화 활력을 불어넣는 동호회들이 우리 교당의 큰 자랑이다"고 힘주어 말한다.

여의도 특성에 맞춰 활기찬 평일 저녁이나 한적한 주말 오후를 활용한 동호회들은 소모임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다.

원기92년 첫걸음을 뗀 마라톤동호회는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상을 휩쓸어오는 실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마라톤 매니아 나인관 교도가 회장을 맡아 젊은층 교화는 물론 교도들의 건강도 책임지고 있다. '달리면서 원불교를 홍보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 가슴에는 일원상, 등에는 '도덕부활 평등세계'를 새긴 형광노란색 조끼를 맞춰 '달리며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마라톤 동호회가 탄생한 이듬해에는 너섬합창단이 탄생했다. 청년들의 창작성가팀 '마음소'의 활동으로 성가와 합창에 대한 공감대 속에 탄생한 너섬합창단은 매주 금요일 저녁 연습으로 차곡차곡 실력을 쌓고 있다. 서울여성프라자 아트홀 등에서 정기연주회를 하는 한편, 원기96년부터는 5월 열리는 총부 보은음악회에서 은혜 가득한 하모니를 전해왔다. 중창단과 남자교도합창단도 따로 꾸려 교단 안팎의 활발한 공연을 펼친다.

이 밖에도 철마다 전국 명산을 찾는 등산동호회의 역사는 10년을 넘었으며, 기타연주동호회나 족구동호회도 운영되고 있다. "동호회 결성하겠다고 결심한 교도만큼이나 합력해주는 도반들이 중요한데, 우리 교당에서는 경험이 있어서인지 유독 단합이 잘된다"는 교도들. 아예 마라톤이며 합창, 등산 등 취미생활을 교당에서 함께 하니 자연히 정도 깊어지고 교화 기회도 넓어진다. "마라톤 하러 따라왔다가 원불교 조끼 입고 달리고, 그 다음주에 교당 찾아 입교한 교도들도 여럿이다"는 여의도교당이다.
▲ 여의도교당 마라톤동호회는 젊은층 교화에도 큰 성과를 내며 교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교리강습·야외단회, 교당 문턱 낮추기

여의도교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젊고 현직에 있는 교도들이 많다는 것. 이는 다양한 동호회들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가족교화에 대한 교도들의 열정 덕분이기도 하다. '은근 어렵다'는 남편교화, 아내교화가 잘 돼 "여의도교당은 부부 아닌 사람이 드물다"는 정도며, '정말 어렵다'는 자녀나 사위며느리 교화도 기본이다. 최근의 교화성장에 있어 일반과 함께 어린이 출석률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원기100년 유난히 큰 성과를 낸 여의도교당의 교화. 교화나 교화단, 순교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한편, 이를 공유하고 협의해 결실을 맺어왔다. "교화는 공부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마음으로 공부에도 매진했던 한해였다. 수요공부방에서 공부심을 진작해온 한편, 3월에는 이성택 원로교무의 교리강습회가 4회 진행됐다. 그저 얼굴보고 근황 나누는 단회를 벗어나, 오롯한 일기발표와 회화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교무들과 교당 선진들이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부터는 5주째 일요일은 아예 야외단회로 꾸려, 1월31일 첫 스타트를 끊었다. 산에 오르거나 차를 마시기도 했지만, 신입교도가 많은 단들은 교당에서 절과 좌선, 독경 등을 배워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문턱이 닳아야 교화가 된다"는 말처럼 여의도교당의 교화성장 역시 부쩍 잦아진 발길들 덕분이기도 하다. 전부터도 1층 카페 coffee 9 sel과 도서관, 3층 구립 너섬원광데이케어센터 덕분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교당 문턱을 더 낮추고 있는 것이다.

원기100년 시작한 서울교구청년연합회의 합동법회 '서청톡톡'으로 청년들이 교당을 찾고, 전무출신 대상 황도국 서울교구장의 정전공부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문만 열 것이 아니라 찾아나서자"는 생각에 7월에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물티슈와 과자 등을 공양하며 거리 순교에 나서기도 했다.
▲ 설거지는 남자교도들이나 젊은 교도들이 맡는다.
"교당에서는 누구나 내 부모요 내 자식"

원기65년 봉불 이래 서울교구교의회의장 및 4대 재가단체장 등 교단의 주인들을 배출한 여의도교당.

"우리 교당은 세대 간 조화가 잘된다"고 입모아 전하는 힘을 바탕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뤄냈다. 현직에 있으면서도 교당일 살뜰한 젊은 세대가 부단히 움직이고, 교단에서도 손꼽히는 장자이자 역사의 산증인인 선진들이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교당에서는 누구라도 내 부모요, 내 자식이다"며 내 식구, 남의 식구 할 것 없이 한가족처럼 서로 위하다보니, 매주 점심공양마다 흡사 명절같은 흥겨움이 흐른다.

올해, 가까운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의 100주년대회를 앞두고 더욱 파이팅을 외치는 여의도교당 교도들.

여기에 더해 훈풍이 한창인 교화를 더욱 불려갈 전반기 단장중앙훈련이 1월24일 있었다. 황도국 서울교구장의 강의와 함께 김상도 기획분과장의 '교화단' 발표가 큰 관심 속에 진행됐다. 교화단은 무엇이며 현재의 교화단 상황과 바람직한 교화단의 청사진, 단장·중앙의 역할까지 발표한 그의 강의는 교화에 대한 여의도교당의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겨있었다.

김덕수 교무는 "교화훈련부 교화연구소의 '순교코칭' 워크숍에 갔다가, 이를 우리 교도들과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자를 나눠주고 다짐을 함께 했다. 교화관련한 어떤 교육이나 현장에도 늘 달려가는 교무와 그 뜻 펼치는 교화 아이디어와 실행에 여념없는 교도.

그 어렵다는 이 시대 교화의 위대한 성장은 바로 이 뜨거운 현장, 오롯한 정성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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