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와 제가 처음 산본교당에서 교감님 설법을 듣고 마음에 와 닿았는지 편하고 좋았다. 설법 도중 “지하철을 탔더니 산송장들이 많더라”는 얘기에 바로 저분이 세상을 초월한 도인으로 제게 느껴졌고 법회 끝나고 가려고 했더니 교감님께서 저희들 곁에 오셔서 원불교교전을 아내와 저에게 주셨다.

그런데 아내에게 준 교전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는 향기가 나서 교전을 몇 번이고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 보곤 하였다. 아픈 아내는 향기 나는 교전을 펼쳐 가슴에 놓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항상 교전을 가슴에 올려 놓았고, 저는 처음으로 교전을 읽기 시작했는데 멈출 수가 없었으며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회사에서 근무도중 화장실에 가게 되면 교전을 읽고 틈만 나면 교전과 저는 항상 하나가 되고 집에서도 교전에 마음을 뗄 수가 없었다. 기도와 좌선을 아침, 저녁으로 계속하고 동료들과 회식 때는 몰래 나가 화장실에서 기도를 하곤 했다.

그 후 새벽 하늘을 보면서 운동장을 몇 바퀴씩 달리면서 일원상서원문, 청정주, 영주를 독경하고 사무실에서 아침좌선 30분 점심 먹고 좌선 30분을 꼭하고 일을 시작하니 마음에 저절로 감사함이 생겼고 그냥 저절로 되었으며 세상 자체가 이렇게 행복할 수 없었으며 하루가 좋고 좋고 또 좋고 백번 만번 수만번 좋고 좋았다.

차 탈 때는 항상 우리말 금강경을 들으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신이 상쾌하여 안정이 되었다. 그리고 교전을 읽을수록 대종사님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화가 치미는 강한 경계에 어쩔 줄 몰라 청정주 독경을 하는데 갑자기 파도치는 썰물이 빠져나간 듯 마음이 극도로 편안하고 고요해 맑아졌다.

그 후 좌선과 독경 중에도 뭐라 형용 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고 이렇듯 저에게 초발심이 시작되었으나 가족과 부모 친척들이 원불교에 미쳐간다며 반발하기에 교무님께서 중도 맞춰서 하라고 일러주시어 주위 눈치 보는 공부를 하다 보니 초발심은 서서히 사라져 갔다.
<안양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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