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아트전', 전시회 속 또 다른 전시
회화와 조형 등 다양한 예술 복합 공간
지역민 위한 체험학습과 교육공간 지향

▲ 삼례문화예술촌의 초입에 위치해 있는 VM아트미술관의 마스코트인 맹꽁이 캐릭터가 삼례문화예술촌 중앙에 설치돼 있다.
만경강 상류에 위치한 전북 삼례. 만경평야의 일원을 이루는 지역으로, 일제강점기 군산, 익산, 김제와 더불어 양곡 수탈의 중심지였다. 당시 삼례역 주변 주민들은 수탈을 위해 밤마다 '한 말 한 섬' '한 말 한 섬' 쌀 세는 소리를 들으며 나라 잃은 아픔과 배고픈 설움을 눈물로 삼켰으리라.

그 양곡 수탈 중심에 있었던 삼례양곡창고가 지금은 문화와 예술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담은 '삼례문화예술촌'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지역 재생을 위해 완주군에서 매입해 문화공간으로 조성, 2013년 6월 역사의 아픔을 묻고 재탄생 된 것이다.

VM아트미술관 국제전 NOW

삼례문화예술촌의 초입에 위치해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창고, VM아트미술관(VISUAL MEDIA ART). VM아트미술관의 마스코트인 맹꽁이 캐릭터가 삼례문화예술촌 중앙에 설치돼 있다.

"맹꽁이 소리는 한 마리가 내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가 '맹'하고 운 후, 옆에 있는 맹꽁이가 '꽁'하고 우는 소리가 합쳐서 '맹꽁' 소리로 들린다고 해요. 특히 삼례문화예술촌인 양곡 창고의 터 주변은 작은 물줄기가 만경강과 연결돼 있어 맹꽁이 번식이 활발하고, 저녁에는 삼례문화예술촌 내에서도 맹꽁이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집니다." VM아트미술관 김미름 큐레이터(원광대 동양학대학원·회화문화재 수복학과)가 VM아트미술관 마스코트를 먼저 소개했다.

삼례양곡창고와 함께 100여 년의 역사를 지켜왔던 맹꽁이는, 이제 미디어예술의 또 다른 창작공간인 VM아트미술관의 마스코트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VM아트미술관에는 프로젝트 11번째 기획전인 국제전이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국내의 미디어 작가와 국외 작가 9인이 만나 현대사회 속에서 나타나는 소재들을 이용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미디어와 조형예술을 표현하고 있다.

"밖에서는 허름한 건물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새로운 뉴 미디어 장르의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서 반전의 효과가 있다"고 VM아트미술관을 소개한 김 큐레이터가 전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전시는 뉴미디어 나우(NOW)전이다. 호주, 이탈리아, 한국의 3개국 미디어 작가들이 예술과 산업의 영역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미디어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으로 들어서자 데르즈(Shoufay Derz)작가의 '돌아오지 않는 떠남'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끝없이 반복되는 영상. 작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대조로써 작품을 설명한다. 어두운 배경 속에 짙은 인디고색으로 칠한 작가의 얼굴위에 조금씩 움직이며 날개를 흔드는 나방. 색깔, 움직임, 배경과 침묵은 죽음과 삶의 은유이다. 보이는 것과 사라짐, 보이지 않게 되는 것, 보고 있어도 모르는 것, 그 침묵 속에서 움직임을 통해 움직이지 않는 것의 살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국내 정선휘 작가의 'Journey'라는 작품 앞에 섰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 속에서 작은 점처럼 보여진 사람들의 모습. 질퍽한 갯벌 속에서 삶을 개척하고 꿈꾸며 살아가는 어부들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도시의 생활이 주가 되어버린 삶의 구조, 그 안에서 갯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자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정해현 작가의 'Sky Walking' 작품에는 작가의 꿈이 담겨져 있다. 하늘을 나는 것,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꿈이다. 그런데, 하늘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작가는 하늘을 걷는다. 작가는 그의 작품에서 하늘을 걷는 꿈을 이루어내고 있다.
▲ VM아트미술관 김미름 큐레이터가 11번째 기획전인 국제 뉴미디어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예술촌

VM아트미술관은 주말 평균 150여 명의 방문객이 전시 관람을 하고 있다. 일 년에 5만~6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삼례문화예술촌에서 VM아트미술관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김경태 학예실장(원광대 귀금속보석공예과 겸임교수)은 "VM아트미술관은 연 3회~4회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평균 3개월씩 다양한 전시가 진행하다 보니 한번 왔던 관람객들이 다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VM아트미술관 안에 각각의 공간이 주는 특성 또한 전시관의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김 학예실장은 "기획전 마다 전라북도 지역작가들을 대상으로 '미니 아트전'인 작은 전시를 마련해 주고 있다. 전시회 속의 또 다른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VM아트미술관은 비주얼미디어아트 작품 전시뿐 아니라, 회화나 조형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복합적인 예술작품 전시공간인 것이다.

김 학예실장은 "가치있는 이 공간이 인근 지역에 연계가 돼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관에서 벗어나, 지역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내는 작품, 각종 체험학습과 교육을 통해 지역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양성해 내는 공간으로의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학예실장은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구상하고 있다.

VM아트미술관 이기전 관장은 현재 사단법인 목우회 이사장으로 정기회원전, 목우공모미술대전, MIAF(목우국제아트페어)전시기획 및 운영에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또 사)IACO (국제미술협력기구) 국제담당이사로 작가 창작활동 후원과 국제전시 추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관장의 활동력 또한 VM아트미술관의 멈추지 않는 동력이 되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에는 VM아트미술관외에 디자인박물관, 책박물관, 책공방아트센터, 김상림목공소, 문화카페 오스 등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들이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2,000원/청소년(초·중·고)1,000원.
▲ VM아트미술관은 각종 체험학습과 교육을 통해 지역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의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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