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 보는 유물

▲ 알코올램프(35㎝, 1920~30년대)
소태산 대종사가 조실에서 책을 보거나, 교서의 감수, 결재 등을 할 때 사용했던 유물이다. 유물의 외형은 3부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맨 아래는 받침대, 중간 부분은 불을 붙이는 부분이며, 윗부분은 유리로 만들어진 호병으로 되어 있다.

하단과 중단 부분의 재질은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으며, 금색 광택이 나는 가운데 칠이 벗겨져 있다. 하단의 모형은 반구의 형태를 하고 있다. 중앙을 중심으로 5개의 동심원 모형을 하고 있다. 중단은 구체모형을 하고 있는 상부와 하부로 구분이 되어 있다. 상부의 모형은 약간 납작하게 되어 있다. 윗부분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심지가 있던 부분이 있으나 현재 심지는 남아있지 않으며, 상단의 호병을 끼울 수 있는 4개의 지지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상단의 호병은 유리로 되어 있으며 하부는 중단의 끝에 있는 4개의 지지대에 끼워져 있고, 불을 붙이거나, 알코올을 원형 통에 담으려 할 때 분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호병의 모형은 중앙에 구체모형으로 되어있고, 원통모형을 중심으로 하부는 약간 짧게 원통형으로 되어 있으며, 그 원통모형을 중단의 지지대에 끼워서 고정을 하도록 되어 있다. 상부는 원통형으로 길게 올라가 있으며, 맨 위에는 개방이 되어 있어서, 불을 끌 때 그 부분을 덮어서 공기를 차단하여 껐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상단 호병에는 윗부분에 그을음의 흔적이 많이 있으며, 호병을 잡아주는 지지대는 녹이 많이 쓸어있고, 중단과 하단의 몸체는 칠이 많이 벗겨진듯하나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유물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야간에 사용했을 이 유물은 교단의 대소사를 처리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물건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만큼 소태산 대종사가 가까이 했던 유물이고, 교단의 대소사가 진행될 당시 현장을 지켜온 소중한 유물이다. 또한 이 유물이 당시에 사용된 등잔과 램프와 비교할 때 굉장히 우아한 유물이다.

보통 그 당시에 재력 있는 집안에서 사용된 유리램프로 그중에서도 고급스러운 유물로 볼 수가 있다. 특히 하단의 모습은 일반 촛대와 같은 모형을 하고 있다. 호화스럽거나 특별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 않은 가운데서도 불단에서 사용하는 촛대와 같은 형태를 통해서 우리 교단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는, 마치 교단에서 만든 것과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소태산 대종사의 유물 중에는 그 시대의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유물들을 찾아볼 수가 있었다. 그러한 유물들 중의 일부는 재력이 있는 선진들이 시봉으로 올린 것이거나 혹은 보통의 선진들이 머리를 잘라서 금전을 마련하여 올리기도 한 것이라 증언이 되기도 한다.

소태산 대종사의 유물을 보면 대종사를 담고 있다. 대종사의 예술적인 안목을 담고 있는가 하면, 때로는 미래 경륜을 담고 있기도 하고,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지도하였던 모습을 담고 있는가 하면, 사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종사의 모습을 고증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기도 하였다.

각각의 유물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대종사의 진면목을 우리는 아직 다 알지 못하고 있다. 고고학과 유물보존을 전공하였던 논자가 작게나마 모시고 있는 이러한 대종사의 모습은 후일 더 깊은 공부를 하고 교단에 신심을 가지게 될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많이 나오고 특히 교단이 주체가 되어 전문적인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많은 연구를 통해 대종사의 진면목을 찾아가기를 염원한다.

대종사를 친견하고 그 당시 훈련을 받았던 선진들이 몇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우리는 초기교단의 모든 것을 고증하고 전문적인 연구기관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종사와 초기교단의 역사를 담고 있는 교단의 유물들을 안전하게 보존처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유사시를 대비하여 복제 작업과 복수의 수장고 건립을 통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어야 하겠다. 무궁한 교운 속에 길이 전해질 교법의 유물이 최대한 후대에 전해지도록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 논자의 가장 큰 숙원사업이다.

<원불교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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