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S TV, 교도 함께하는 성가
김대용 PD와 김보경 MC 조화
역사의 기록이자 교육자료 의미

▲ '성가교실·둥근노래 은혜세상'은 성가와 원불교 음악 문화에의 관심과 활기를 위해 스튜디오를 벗어나 교당을 직접 찾을 계획이다.
"첫 음절을 힘 있고 선명하게 내면 듣는 사람들에게도 성가의 내용이 오롯하게 전달됩니다. '불자야 듣느냐 중생의 부름을'에서 '불'과 '중'에 더 집중해서 다시 불러볼까요?"

소프라노 김보경 교도의 세심한 지도에 다시 노래해보는 청중들. 발성이나 액센트를 짚는 짧은 가르침에도 확연히 달라져 절로 고개를 끄덕인다. 12일 WBS TV '성가교실·둥근노래 은혜세상' 녹화, 목동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현장은 성가가 주는 감동에 배우는 기쁨이 함께한 자리였다.

매주 목요일 오후 1시 본방송, 토요일 오전 10시 등에 재방송되는 '성가교실'은 WBS TV 개국 이전부터 교도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교단적으로 성가에 대한 재조명과 관심이 높아지는 이 때, 원불교 음악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대감 덕분이다.

13회에는 경기인천교구 수원교당의 동그리마 하모니카 합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합주단은 성가는 물론, 매주 연습해온 동요나 가곡 연주로 카메라 앞에서 선보였다. 이렇게 '성가교실'은 매주 전국의 합창단 및 연주단을 소개하고, 장기자랑이나 연습 에피소드 등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방송은 무대와는 달라서, 하모니카 올리고 내리는 손을 맞춰야 해요. 속으로 하나둘셋 세면 교도님들 한번에 멋지게 내려볼게요."

중간중간 진행 사항도 부드럽게 전달해주는 MC 김보경 교도. 긴장이나 경직을 풀어주는 가벼운 농담에 금세 화기애애하다. '성가교실'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아이디어도 내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덕분이다. 노래나 지도 실력은 물론, 방송도 잘 이해하며 주변을 화기롭게 하는 그의 특별한 능력은 '성가교실' 김대용PD에겐 든든한 동지요 조력자다.

"첫 회에도 MC가 지휘자로 있는 서울 금강합창단으로 시작해 큰 힘이 됐다. 이후 서울원음합창단, 경인교구 합창단 등과 함께 했는데, 평일 촬영인데도 성가를 사랑하고 합창에 뜻있는 교도님들이 참여해주셨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우리가 찾아가는 기획이 떠올랐다."

2회분 녹화에 리허설까지 5시간여동안 현장을 이끄는 김 PD는 최근 방송 3개월만에 큰 결단을 내렸다. 이제까지 녹화를 진행했던 스튜디오를 떠나 일요일 오후 교당들을 직접 찾겠다는 것이다.

"성가를 아끼고 자주 부르지만 녹화 참여가 어려운 교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서 생각했지만, 교당 합창단과 함께 교당 소개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WBS TV가 초창기이다보니 교도들에게 홍보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줄여도 카메라 3~4대가 기본에 음향, 조명까지 차로 몇 대 분량인 방송장비들. 게다가 매번 다른 교당을 찾으니 제각각인 공간이며 교도 수 때문에 매번 답사, 당일에는 불단이며 의자 등을 재배치해야하는 수고도 따른다. 그러나 성가와 원불교 음악 문화에의 관심과 활기를 위해 부단히 뛴 결과, 오는 28일 개봉교당을 시작으로, 3월6일 강동교당과 20일 강남교당에서 녹화가 진행된다. 꼭 많은 수의 오래된 합창단이 아니더라도,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약간의 준비라면 전국 어느 교당이든지 찾아가겠다는 각오다.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훨씬 큰 보람이 있을 거란 기대가 든다. 한 회 편집하는 데 이틀 정도 걸리는데, 준비와 녹화까지 하면 4일 정도는 매달려있는다. 그렇게 한 회를 끝내면 한동안은 나도 모르게 그 성가를 계속 부른다. 우리 성가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성가의 진정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성가교실'은 김보경 교도의 지도 외에도 '최명원 교무의 성가이야기' VCR을 따로 준비해 내보낸다. 작사나 작곡가의 연혁이나 성가에 대한 숨겨진 내용 같은 보석같은 이야기를 듣는 귀한 시간이다. 또한 50분 내내 성가만 나오다보면 자칫 지루할 수 있기에 '성가초대석·은혜로운 만남' 코너도 함께 하고 있다.

이날 13회에는 훈남 4명의 트롯트 팀 '사인방'이 등장해 청중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힘있는 안무가 돋보이는 타이틀곡부터 트롯트 메들리까지 전한 '사인방'은 대표곡을 개사한 '성가교실 좋아좋아~'도 아카펠라로 선보여 활기를 더했다.

"처음에는 성가를 불렀던 가수나 비슷한 분위기의 인물들을 초대했는데, 리스트도 짧고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이후 7080 가수, 젊고 신나는 분위기의 팀 등으로 넓혔더니 모두들 여러 색깔의 활력있는 분위기를 환영하고 있다." 성가를 아끼고 즐겨 부르는 교도들에게도 좋지만, 합창단이 없는 교당 교도나 신입교도들이 더 봐줬으면 하는 것이 '성가교실'의 바람이다.

"조명과 음향 등은 외주업체를 쓰는데, 그 분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지상파며 여러 녹화들 수없이 가봤는데 '성가교실' 청중들 만큼 얼굴 밝고 리액션 좋은 분들이 없다는 거다. '자꾸 카메라가 간다'는 표현을 쓰는데, 하도 표정이 좋아 편집이 힘들 정도다."

성가 뿐 아니라 교도들에게도 애정 넘치는 김대용PD. 원기84년 원음방송 개국 이듬해 입사로 라디오 주요 프로그램을 두루 거친 18년차로 교단 분위기나 정서, 문화에 밝아 적임자로 꼽혀왔다.

그와 함께, 이보람PD, 유현정·이성미 작가, 이상흡 본부장과 양용원·최명원 교무, MC 김보경 교도와 김소미 피아니스트까지 참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의 결실이 바로 '성가교실'이다.

"'성가교실'은 한회 한번 하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쌓아놓으면 다 자료가 된다. 교당이나 기관, 학교에서 교육자료로 쓰여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제 십몇회 됐지만 매회 조금씩 조금씩 영상이며 자막, 진행이 좋아지고 있다. 그 발전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만드는 '성가교실'을 통해, 신앙의 정수와 아름다움을 담은 성가가 더욱 많이 불려지길 바란다."
▲ 교도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한 프로그램 '성가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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