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와 상장은 종교의 제일가는 복지사업'

▲ 천도장례식장 직원들은 24시간 고객만족을 위한 장례서비스로 장례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천도와 상장은 종교에서 책임져야 할 제일의 사회복지사업이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존엄의 가치를 가장 낮은 곳에서 실천하고 있는 원광대학교병원 천도장례식장. 자칫 돈벌이에 급급할 수 있는 상조산업의 폐해 속에서도 건전한 상도덕 문화를 견지하며 지역 내 최고의 명품장례식장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천도장례식장을 찾았다.

죽음 뒤에도 서러운 소외계층 안아주다

천도장례식장 안훈 대표(교무)의 안내로 맨 먼저 찾은 곳은 지하 1층에 마련된 영안실. 무연고자 영가를 위해 조촐한 위패와 정갈한 화분이 놓여져 있다. 다목적실로 부르고 있는 이곳엔 직원들이 번갈아 24시간 초와 향을 사르고 기도와 독경을 올린다.

신인철 사무장은 "일선 지자체에서는 소외계층의 장례를 지원하는 '공영장례제'를 운영하고 있다. 무연고자나 혹 연고가 있더라도 장례의사가 없거나 처리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소정의 지원비를 지원하는 제도이다"며 "장기간 시신을 모셔야 하는 부담과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반 장례식장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지만, 천도장례식장은 원불교 생사관에 바탕해 이러한 일을 꺼려하지 않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안 대표는 "다목적실 빈소는 세 분까지 모실 수 있어 늘 정결한 관리와 배려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무연고자 사망자들은 죽어서도 '장례'가 아닌 '사체처리'로 구분되는 아픔까지 떠안게 된다. 노숙인이든 소외계층이든 우리사회의 동등한 일원으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기본에 충실한 천도문화 실천을 강조했다.

원광대학교 천도장례식장은 공익과 투명성, 사회에 대한 마지막 책임과 고객을 향한 무한신뢰를 기반으로 이소성대와 제생의세의 상도를 실천해가고 있다. 이러한 '뚝심 있는 고집'이 장례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원불교 의례에 바탕한 천도의식의 확산을 선도해 가고 있다.

원광상사로 출발, 총부 재정자립 효자

원기70년(1985) 6월, 중앙총부 유지 후원기관으로서 식품부, 의식부, 건축부로 시작한 원광상사는 원광대학교병원 신축과 함께 그해 9월 영안실 운영을 맡게 됐다. 이후 원기79년(1994) 원광상사 의식부는 주식회사 천도로 독립 출범됐고, 원기93년(2008) 중앙총부 사업기관인 원창 산하의 장례사업부로 귀속되면서 총부재정자립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3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단장한 천도장례식장은 지하1층, 지상2층 2876m²규모에 빈소 5실, 시신보관소 12기가 마련돼 있으며, 연 이용객들이 5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협력 거래처만 해도 20곳이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편안한 휴식공간 요청에 따라 응접 접대실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상주객들의 편의까지 고려해 남녀 상주방을 각각 제공한 결과 내원객들의 활용도와 만족도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소성대, 박리다매, 봉사단골

김기택 이사는 "장례식장 입구에 '비싸면 환불해 드립니다'는 슬로건을 걸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며 "원광대학교병원이 3차 종합병원인 관계로 타 장례식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서비스의 질 향상과 이소성대와 박리다매의 저렴한 가격으로 보은하는 것이 천도장례식장의 기본자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지혜가 모여 그동안 분리 운영했던 매점ㆍ식당ㆍ장례팀을 하나로 통합 관리함으로써 고객들의 민원과 불편을 24시간 순발력 있게 대처하고 있다. 익산지역에는 10여 개의 장례업체들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천도장례식장 앞에 타 장례식장 홍보차량이 선전하고 있을 정도로 장례문화에도 물신주의가 팽배하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영업신장을 거두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안 대표는 "무엇보다도 직원의 단합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전 직원이 원불교 교도로서 마음이 하나로 합력돼 있고, 가족같은 공동체로 상호간 이해가 깊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해 지역업체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어 원광대학교와 원불교에 대한 주민들의 인심을 훈훈하게 하는 데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단합된 의식이 성장의 바탕이 됐음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천도와 상장은 종교에서 책임져야 할 제일의 사회복지사업이다"며 "호상도 많지만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했거나 가족간의 다툼과 죽음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인한 악상도 많은 세태이다. 그럼에도 한국인은 효를 실천하고 어른을 모실 줄 아는 민족성을 갖고 있어 한국의 장례문화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속적인 장례사업의 비전을 내비쳤다. 또한 천도장례식장 구성원은 '봉사단골'을 잊지 않는다. 초상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봉사와 친절이 고객들의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매순간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직원은 주기적으로 요양병원을 방문해 목욕, 차량 및 청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보은불공이 단골확대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 원광대 천도장례식장은 지난해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후 쾌적한 시설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역 천도장례식장, 은혜상조 확대 절실

경기도 화성에 새로운 천도도량 마련으로 수도권 지역사업장 확산을 꾀했던 원창장례사업부는 지난해 7월3일, 의료법인 백상의료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연세한국병원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병원측과 주민들과의 갈등과 이어진 부도사태로 상당기간 영업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상 1층, 지하 1층, 1710㎡ 규모로 5개의 분향소, 시신보관소 8기, 직원 6명으로 시작한 연세한국병원 장례식장은 지난해 11월에서야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어 이제 4개월째 접어들었다. 매우 어려운 여건이지만, 장례사업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이라 곧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은혜상조에 대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관심과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주식회사 은혜상조는 원불교 대표 상품이다"며 "현재 은혜상조 직원들은 무보수로 회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서울에서만 250명의 회원이 모집돼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220여 개의 상조회사가 범람하고 있지만, 이중 5~6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회사들이다. 30여 종에 이르는 장례용품 및 일체 수익의 대부분이 상조회사들에게 달려 있으므로 원불교 정신에 바탕한 상조회사의 정착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태다. 2017년까지 15억의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은혜상조에 있다.

은혜상조는 정직한 믿음을 심어주며 원불교식 장례의식 진행으로 교화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 속에 출범했지만 회원모집이 750여 명에 그치고 있다. 은혜상조 회원들은 원불교 장례식장에 찾아오면 조객실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 다양한 종교집례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의전서비스 업무제휴로 믿을 수 있는 은혜상조 의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으며 전국 모든 장례식장에서 장례행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장례사업, 종교가의 사회적 책임

중앙총부 재정산업부 관할 장례식장은 현재 5곳이다. 장례사업은 종교가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복지사업인 동시에 직영관리를 통해 총부의 재정확충과 장례문화원으로서의 문화센터 사회적 기능에도 큰 역할을 담보해낼 수 있다.

안 대표는 "향후 천도장례식장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삶과 죽음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중장년층에는 웰빙·웰다잉 교육프로그램을, 노년층에는 고령화 시대에 상응하는 천도학교로서 발돋움할 계획이다"며 "사회취약계층 중 장례복지의 사각지대인 차상위계층을 위한 장례지원 활동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광대학교 천도장례식장 063)855-1734, 연세한국병원 천도장례식장 031)226-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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