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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정 교무의 마음칼럼 3. 영산성지의 바람
강수정 교무의 마음칼럼 3. 영산성지의 바람
  • 강수정 교무
  • 승인 2016.03.11
  • 호수 17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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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성지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있는가? 한번 불기 시작하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몰아친다. 요즘처럼 겨울과 봄 사이를 오가는 날에는 더 혹독하다. 이 바람을 맞고 나면 대종사께서 "수정아, 뭐하냐? 정신 차려라!" 하는 것만 같다.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은 준공을 앞두고 참으로 바쁘다. '한 기관 한 기관이 열릴 적마다 거기에 굽이굽이 정신 쓴 흔적~~'이라는 성가 구절이 수시로 떠오르며, 교단의 기관과 교당들이 생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선진님들의 혈심혈성이 있었을까?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 거룩한 성업에 동참하고 있는데 나는 웬일인지 행복하지가 않다. 모든 일과가 오직 준공을 위한 행정업무에 맞춰 전력질주하고 있는 요즈음. 어느덧 나도 모르게 '일을 해내야 한다' 는 생각의 노예가 되어 정신없이 달렸다. 그러다보니 정신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마음 밭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원망의 씨들이 꿈틀꿈틀 아우성이다.

영산성지에 분명히 살고 있건만 내 안에 영산성지가 없어져 버렸다. 주인공이 사라졌다. 사막을 먼지만 일으키며 달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이제 그만 멈추자.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가고 있는 나.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온전히 살고 싶다!' 성스러운 자아가 일의 노예가 된 나를 알아차리고 진리의 메시지를 막 전해준다. 그러자 소중하고 존귀한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사라졌던 영산성지도 나타나고 그 성지의 주인공도 나타난다. 경산종법사는 "나는 세상의 중심이며, 나를 위하여 천지가 있고, 나를 위하여 교법이 있으며, 부처도 있다" 고 했다. 나를 잃어버리면 망가지고, 끝내는 나를 버리게 된다. 행복과 불행, 전쟁과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만능을 갖춘 조물주가 바로 '나'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12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하루 평균 4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살이 큰 문제다. 이 풍요로운 시대에 황폐해진 정신의 실상을 보는 것 같다. 우리에게 그 치유 명약이 있다. 만약 우리 교법으로 한국에서 자살률을 소폭이라도 낮출 수 있다면 전 세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온전한 나를 살리는 일이 얼마나 시급한 일이며, 우리가 정신 차려 해야 하는 일임을 실감한다.

영광국제마음훈련원 개원을 앞두고 다양한 사람들이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는 뭐하는 곳인가요? 누가 사용을 할 수 있죠? 마음훈련을 어떻게 하나요? 한 3일 여기서 쉬어가도 되요?" 이 물음들은 나에게 이렇게 들린다. "내 마음병 좀 치료해주세요. 온전한 나를 찾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요."

대종사의 교법으로, 대종사의 포부와 경륜이, 선진들의 서원이 어려 있는 이 곳! 원불교의 근본정신이 살아 숨 쉬는 영산성지에서 '제생의세'를 시작해보자.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내 절 부처를 내가 잘 위하여야 남이 위한다는 말이 있나니, 자신에게 갊아 있는 부처를 발견하여 정성 들여 불공하라." 내 절 부처를 위해 과감히 하던 업무를 내려놓고 대각지로 순례를 떠난다. 내 영성의 순례를 떠난다.

성자의 혼을 따라 걷다 보면, 별 것 아니었던 내가 소중해진다. 별 것인처럼 나를 옭죄던 모든 일들에서 자유를 얻는다. 감사하다.

/영광국제마음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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