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2세기 청소년교화 시급
추상적 계획, 어려운실천 지양

▲ 박종훈 교도/원음방송PD
원기90년 교정원 교화연구소는 교단의 미래를 전망하며 심히 염려되는 바가 크다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다.

원기71년 이후, 5년 동안 교역자 수는 300여 명이 늘고, 교당 수는 50여 개가 늘었는데 청소년 교도 숫자는 34%나 줄어들었다는 통계다. 사회 실천적인 교리와 젊은 종교임을 자처하는 원불교의 색깔과는 뭔가 어긋난 듯한 현상이다. 청소년 교도수 감소는 이후 우수 출가교역자의 자신감을 저하시키고 교단의 인적자원의 폭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연구소의 결과를 통해 분석됐다. 그리고 그 '우려'를 10여 년이 지난 원기100년대에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종교 교화'는 시대상황과 지리적인 위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교당과 시골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교화에는 설법의 주제부터 프로그램까지 달라야만 한다. 원다르마센터 봉불식 즈음에 미국의 한 교도가 쓴 칼럼에서 동감하는 부분이 있다. 미주교화에서 가장 급한 과제는 현지인 교역자 배출이며, 두 번째는 영어설법이고, 세 번째는 이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현지인 맞춤 프로그램 계발이라 했다. 그는 우선순위에 따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종교 교화에도 '우선순위'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원기101년 교단이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물론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의 성공적 개최가 당장 시급한 과제이지만, 그 행사는 '형태'의 측면이지 '내용'은 아니다. 원불교의 새로운 2세기와 글로벌 교화를 준비하는 지금, 가장 우선순위는 청소년교화이다. 사실 청소년 교도수 감소현상은 원불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웃종교들에 비해 교세가 약한 원불교의 고민은 그보다 훨씬 절박하고 진지해야만 한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교도들은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왜 우리 교당에는 청소년들이나 젊은 교도들이 안 보이는 거지?'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많은 재가출가 교도들은 청소년교화 발전을 위해 콘텐츠 개발을 해왔지만 사실 효과는 미비한 편이었다.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문득 과거의 반성이 우선돼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우리가 세워온 계획들이 실천이 어려운 추상적인 내용들로만 채워졌던 것은 아닐까!' '교단의 중심이 되는 연령층인 중·장년층 교도들을 위한 방향으로만 교화를 집중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염려까지 꼬리를 문다. '혹시 원불교 교무가 되고자 하는 청년들이 계속 적어지고 있는 현실도 우리가 청소년교화를 등한시해서 그런 거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제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100주년 기념대회 전체 프로그램을 천천히 살펴본다. 이 다양한 프로그램들 속에 원불교 2세기, 글로벌 교단의 중심이 될 청소년 교도들을 위한 마음이, 그 실천이 얼마나 숨어있는지 보고 싶어서이다.

필자 스스로의 반성도 함께한다. 왜냐하면 청소년 콘텐츠물을 다른 어떤 종교방송 PD들보다 많이 만들어 왔으면서도 우리 원불교 청소년교화와 연계시키지 못한 책임을 진심으로 느껴서이다.

원음방송 라디오 '원음의 소리'(오전 11시-12시) 작가인 양은선 교도는 현재 원불교대학생연합회 회장이 방송 중에 나눈 가벼운 대화 속에서 지난달 대학선방에 참여한 인원이 100명이 채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니 서울 소재 대학교도 아닌 전국에 있는 대학교 중 원불교동아리 대학생들의 참여 숫자가 이 정도라니!' 참담한 현실은 곧 반성으로 이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란함이 먼저 마음에서 묻어나고 말았다. 내일 방송 중에 양은선 작가이자 원대연 회장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하나 더 생긴다. "원대연이면 전국 대학생 교도들 모임인데, 이번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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