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수행자 삶 염원

▲ 반백년기념관에서 퇴임봉고식을 마치고 영모전 광장으로 이동하는 조원오 원로교무(오른쪽).
원기101년 3월16일, 55명의 퇴임 전무출신들은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사생 가운데 사람의 몸을 받았음에 감사하고, 어찌 다행 대도 정법을 만나, 전무출신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명예롭게 퇴임을 하게 되니 더욱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지난 40여 년간 전무출신으로서 일생을 살아오는 가운데 스승님과 동지님들의 가르침과 도움이 없었다면 어찌 이와 같은 기쁨이 있으며, 신심과 공부심으로 저희들을 믿고 정성을 다해주신 재가 교도님들이 아니시면 대종사님의 교법을 어떻게 전할 수 있었으며, 부모님과 가족들의 격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저희들이 어찌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겠는가. 생각할수록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퇴임하는 저희들을 위해 축하해 주고 수고해 준 많은 분들에게 55명의 퇴임 전무출신을 대신하여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아는 바와 같이 교단의 당면 과제는 교화 현장을 살리고 유능한 인재를 폭넓게 영입하는 일이다. 교화 부진과 인재 부족이 그동안 교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우리들의 불찰에서 온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다.

5월1일, 서울에서 열리는 원불교 100년 기념대회를 46일 앞두고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보태야 할 시점에 퇴임을 하게 되니 이 또한 미안할 뿐이다. 그러나 정해진 규정에 따라 퇴임하는 우리들은 이제 교단 지도부와 후진들을 믿고, 교단의 발전과 인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기운을 합하겠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5세에서 75세"라고 했다. 나이를 먹는 일, 그리고 늙고 병드는 일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아름답게 늙어가는 일은 노력하면 누구라도 가능한 일이다. 오늘 퇴임하는 55명 전무출신들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가운데,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

끝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고은 시인의 '그 꽃'을 소개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퇴임 전무출신들은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발견하지 못했던 그 꽃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 일상의 늪에 빠져, 잃어버리고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보은하고 감사하며 즐겁게 살겠다.

55명 전무출신들의 퇴임을 축하해 주고 기쁨을 함께해준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거듭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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