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봉행위원회 상임위원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을 방문해 세부일정을 점검하고 성공적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은 과학·평화·생명·종교·미래의 키워드를 담고있다.
'소태산, 개벽, 적공, 천도' 4가지 열쇠말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이하 원100기념대회). 이 열쇠말들은 그동안 교단이 가장 많이 외쳐왔고 공들여온 방점으로 원불교의 핵심가치를 적실히 드러내는 키워드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이하 원100성업회)는 이를 표어화해 '소태산의 개벽시대를 열자, 마음공부로 새 세상의 주인이 되자, 울을 넘어 하나의 세계를 개척하자'는 주제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5월1일, 원100기념대회 현장에서 선포될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이 더욱 구체적인 세상과의 약속으로 원불교인의 시대적 소명과 역할을 어떠한 언어로 담아낼지 자못 궁금하다.

하나의 세계를 넘어

원100기념대회를 1달여 앞둔 지금, 역대 성업봉찬대회의 선언문에 대한 조명은 서울선언문에 대한 연원적 가치를 높여줌과 동시에 현재까지 이어온 교단의 정신적 자산을 환기시킴으로써 재가출가 교도들의 실천의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46년 전인 원기56년(1971) 10월8일. '개교반백년기념대회'에서는 교단 최초의 대외선언문인 '하나의 세계'가 천명됐다.

당시 대산종법사는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세상은 한일터'의 게송을 선포하고 '공존·공영의 세계를 이룩, 진리는 하나이다'를 발표했다.

'하나의 세계' 결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일체종교를 하나로 보고 세계를 하나로 보며 모든 인류를 한 가족으로 보고 세상의 모든 일을 한 일터로 보는 정신을 자각하여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자유를 달성하는 데 앞장서는 주인 되기를 결의한다 ▷모든 인류는 격차 없는 빈부의 균등과 차별 없는 종족의 평등으로써 세계의 질서를 정립케 하고 강대국 간에 군비경쟁을 종식시키며 현대 문명의 공해를 방지하여 인류 평화를 추구할 것을 결의한다 ▷국력의 자주적 배양을 발판하여 선의의 경쟁으로써 조국 통일을 평화적으로 달성하고 나아가 유구한 민족의 전통적 슬기와 참됨을 바탕하여 세계적 정신운동이 이 땅 위에서 우리가 달성할 것을 결의한다 ▷국제적인 종교연합기구를 통하여 모든 종교의 교리적 융통과 종교적 공동과제를 토의하고 나아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종교를 생활화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의 세계 선언문은 '하나의 세계, 평등의 세계, 평화의 세계, 하나의 종교'로 요약할 수 있으며, 현재 시점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대적 과제를 꿰뚫고 있다. 반면 교단 창립 제2대말성업과 소태산대종사탄생100주년 성업봉찬대회의 선언문에서는 교단 내적인 문제로 돌아섰다. 재가출가 전 교도가 대신성, 대적공, 대보은, 대봉공 기간으로 정하고, 법위향상운동을 중심으로 정교동심, 종교연합운동을 주창한 것이다. 이후 교단은 정산종사·대산종사 탄생100주년기념대회를 거치면서 역대 종법사의 정신적 유산을 드러내고 교단의 응집력을 강화하는데 치중했다. 어쩌면 세상과의 단절이 더 깊어졌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까닭에 원100기념대회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에 교단 구성원이 거는 기대는 매우 심장하다.
▲ 정신개벽 서울선언문 5가지 핵심주제.

미리 가본 정신개벽 서울선언문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에는 원불교 2세기 원불교인의 실천강령과 미래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기에 서울선언문 준비위원회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진중하다.

원100성업회 정상덕 사무총장은 "그동안 과학, 평화, 생명, 종교, 미래를 향한 5가지 실천 과제를 가지고 논의해 왔다. 전 구성원의 지혜와 합력의지를 담아야 하기에 고민이 많다. 현재까지 몇 가지 청사진 정도를 제시할 수 있을 따름이다"며 "정신이 바탕한 참과학, 마음이 깃든 평화, 상호존중되는 생명, 화합이 바탕한 종교, 공생공영의 하나의 세계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교단 공의절차에 앞서 신중한 행보를 설명했다. 그는 "선언문은 정신개벽에 근간을 둔 선언적 의미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인류는 자본에 바탕한 성장을 해왔고, 과학이 무한대로 발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때 원불교인은 멈춰서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생명과 환경, 존중의 가치를 주장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여전히 인간중심의 편의와 수단, 안위를 위한 과학문명과 평화운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선언문에는 물질중심으로 치닫는 세태를 멈춰 세우고, 공생공영, 상호존중의 정신적 요소, 마음공부를 첨가하는 지혜를 세상에 제시해야 한다는 것과 물질문명의 급격한 속도에 마음공부로 각성케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준비위원회에서는 일원의 진리, 무아봉공, 생태환경, 인권여성, 통일평화, 해원상생 등 굵직한 과제를 분석하는 등 초기 논의과정을 거쳐 과학·생명·평화·통일시대와 다가올 인류의 미래 등 5개 분야로 축약했다. 여기에 도덕부활과 자리이타의 정신적 가치를 사회적 언어로 풀어내려 한다. 또한 선언문의 기본원칙은 교조의 창교이념과 교법정신을 충실히 담아낼 예정이다.

이러한 기조 속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발제한 1차 선언문에서는 인류가 직면한 시대상황, 이에 따른 원불교의 필연적 태동, 교조 소태산의 교법과 실천과정, 원불교100년의 매듭과 다짐의 순으로 실어진다. 또한 결의내용은 다시 우리로부터의 출발, 정신개벽선언, 인류적 결의선포의 순으로 구성돼 있다. 그 전언의 첫 구절만 인용해 본다.

"원불교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 아래 모든 생령을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100년 전 교문을 열었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창교정신은 9인 제자와 전 교도들이 시대를 이어가며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인류사회를 위해 힘차게 구현돼 왔다.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상 진리를 바탕으로 펼쳐진 '진리는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라는 하나의 윤리는 지구촌 모두에게 길이요, 빛이요, 희망이었다. 이를 위해 물질개벽 시대에 마음공부를 통해 각자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훈훈하게 만드는 하나의 세상 만들기는 우리 모두의 사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제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원불교는 창립 1세기를 매듭하며 전 생령의 미래를 위해 다음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현재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은 공론화 과정에 앞서 몇 가지 틀을 완성해 놓은 상태다. 미리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대명제는 '크고 둥근 은혜로운 세상'으로 원불교 미래의 희망(크고 둥근 은혜로운 세상), 광대무량한 낙원세계(개교의 동기)이다. 소주제는 '크게 비워 열린 마음, 두루 통해 밝은 세상, 바른 실행 은혜천지'로 삼학수행과 사은보은, 사요실천의 의미를 고루 담았다.

첫 번째 주제인 '크게 비워 열린 마음'은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마음의 평화' 메시지로 정신수양(空, 깨닫는 힘)과 정신개벽(마음존중의 휴머니즘)을 의미한다. 두 번째 주제인 '두루 통해 밝은 세상'은 강약의 분열과 빈부의 갈등을 조화롭게 소통하는 '평등사회' 메시지로 사리연구(圓, 밝히는 힘)와 사요실천(강약진화의 평등사회의 실현)을 뜻한다. 세 번째 주제인 '바른 실행 은혜천지'는 물질과 정신, 과학과 환경의 병진을 위한 '생명존중, 환경존중' 메시지다. 곧 작업취사(正, 실천하는 힘)이며, 사은보은인 감사생활이다. 마지막 실천강령은 '마음을 열고 밝히고 살려나가자'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의 의의와 정신개벽의 자각적·능동적·적극적 실천을 강조한다. 과학, 평화, 생명, 종교, 미래를 향한 인류에게 자력·지혜·공익적 가치를 담아낼 '원불교 2세기를 향한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은 재가출가 교도들의 마음에 희망의 실천으로 다가설 것이다. 현재 원100성업회에서는 교도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기다리고 있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점차 세부적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기념대회 상황과 각 교구의 원활한 참여를 위한 참고 사항들을 살펴본다. 원100기념대회를 분야별로 현장감 있게 담고, 교도들의 희망 속에서 원불교 미래를 설계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