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김종철 편집장
국제학술, 명사초청 토크쇼

원불교100주년·원광대학교개교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회가 17일 명사초청 토크쇼를 열었다. 이번 토크쇼는 4월28일~30일 열릴 국제학술대회 전야행사로 지난해 12월12일 개최됐던 '백낙청 교수와 함께하는 '대전환, 대적공' 콜로키움'에 이은 두 번째 학술대회다.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토크쇼는 <녹색평론> 창간인이자 발행인인 김종철 편집장을 초청해 '김종철이 말하는 한국정치-민주주의의 대전환'이란 주제로 열렸다.

좌장을 맡은 원불교사상연구원 박윤철 부원장은 "오늘 초청된 김종철 선생은 한 개인의 신분보다는 지난날 한국사회에 민주주의에 대해 크게 고민했던 지성인의 한 분으로 모셨다"며 "오늘 이 자리는 선생이 한평생 고민해왔던 문제의식을 공감하면서 우리가 서로 다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종철 편집장은 전 영남대 교수로 활동하면서 <녹색평론>을 창간하고 한평생 평화와 민주주의, 에콜로지 운동을 펼쳐왔었다.

그는 "우리가 정치에 대해 제대로 모르면 아무것도 풀리지 않는다"며 "내가 25년 동안 살아오면서 생태계나 환경운동을 펼쳐왔지만, 결국 모든 결론은 환경위기가 아닌 정치의 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문제, 4대강문제, 후쿠시마 원전사고, 세월호 침몰 등 굵직굵직한 환경오염 및 인명 사건사고가 사실 알고보면 정치적 결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환경운동을 치열하게 하는 나라가 없다. 새만금 개발을 막기 위해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이 삼보일배를 했고, 4대강 사업을 벌인다고 할 때 온 나라가 떠들썩했고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을 했다. 밀양 송전탑도 온 국민이 난리날만큼 환경문제로 이토록 치열하게 운동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그런데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온 국민이 환경위기를 외치고 반대를 해도 정작 정치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환경위기보다 정치 위기라고 말한다.

그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가 죽기전 '기후변화가 은행(경제)문제라면 벌써 해결됐을 것이다'고 남긴 말이 유명하다"며 "아무리 인류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위기라도 실제 가진자들이 이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외면해 버린다"고 말했다. 정치의 핵심은 결국 가진자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욕망이며, 만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역설한다.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에 맡기는 지혜는 위험한 일이다"며 "모두의 소통과 토론 속에서 나온 지혜라야 안심할 수 있는 지혜가 된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다"고 말했다. 어느 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 큰 지식을 쌓는다해도 많은 사람들의 충분한 대화와 토론에서 나온 지혜만은 못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정의라는 것은 하늘에서도 떨어지는 것도 아니요, 법률과 제도로도 해결하지 못한다. 사람과 사람끼리 다양한 소통과 대화 속에서 얻은 결론이 정의가 되고 진리가 되는 것이다"며 "이런 면에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발현되려면 '발언의 평등권'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때 집단 지성이 살아나고 민주주의가 살아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민주주의 결정 과정이 통용되지 않는 오늘날의 정치위기에서는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 사회문제, 경제문제 등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며 환경과 생태계 위기 문제 이전에 사람들이 범하는 정치의 위기가 심각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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