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월심(日久月深) 교화정성으로 문화교화 꽃피워라"

▲ 교화협의회에서 김홍선 교구장은 교도들에게 주인정신으로 원100주년기념대회에 협력해 주기를 당부했다.
팔달산 자락아래, 고성(古城)의 정취 가득한 수원화성을 오르다보면 반듯한 2층 건물을 만나게 된다. 다소 가파른 길 위에 서있지만 벚꽃 피는 4월이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 원기55년 안양교당의 연원으로 설립된 수원교당이다. 4년 후면 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문화교화의 꽃을 피우기를 소망하는 수원교당 교도들은 오늘도 교화적공 중이다.

'더 좋은 엄마되기 마음학교'

따스한 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은 토요일 오후, 수원행궁광장에 분홍색 조끼를 입은 교도들이 떴다.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주말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에게 리플릿을 나누며 길거리 홍보에 나선 이들은 26일 '더 좋은 엄마되기 마음학교' 입학식을 준비 중인 수원교당 여성회원들이다. 좋은 엄마 좋은 아빠 품 안에서 좋은 아이가 자라고, 낙원가정이 행복한 사회를 이룬다는 취지로 시작될 '더 좋은 엄마되기 마음학교'(이하 좋은 엄마 학교). 수원교당이 올해 주요 타깃으로 삼은 교화사업이다. 30~40대 젊은 세대를 교화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나아가 우리 시대 '좋은 엄마'의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는 데 힘이 더 실렸다.

좋은 엄마 학교 교장을 맡게 된 박은숙 여성회장은 "요즘 30~40대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인성교육과 더불어 학업성적 향상을 돕는 6주 과정 마음학교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3월26일~4월30일 매주 토요일 교당 청소년희망숲에서 열리는 좋은 엄마 학교는 ▷권도갑 교무의 '건강한 부모, 행복한 가정' ▷전현태 정신과 전문의의 '애착, 행복한 아이 만들기' ▷백승경 원무의 '아이의 인성 1,2부' ▷김복순 생활취미 전문강사의 '가족사랑 쿠기 만들기' ▷평택대 조성면 대우교수의 '화성답사와 브런치가 있는 수료식' 등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박 여성회장은 "교도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기획했다. 바람이 있다면 배움을 통해 자연스럽게 원불교 교법에 젖어든 수강생들이 5월1일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까지 참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여성회원들과 함께 수원행궁광장 길거리홍보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 외에도 수원교당은 벚꽃 축제기간이 되면 여성회에서는 팔달산을 오르는 시민가족들에게 차·사탕·물티슈 등을 나누고, 봉공회에서는 팔달산 일대를 청소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원불교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양손이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수원교당은 여성회와 봉공회가 지역사회 교화에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월·수·목·금요일이면 봉공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세류동 새터노인회관에서 점심공양을 한다.

강혜숙 봉공회장은 "어르신들의 따뜻한 밥 한 끼를 위해 손수 지은 밥으로 정성스럽게 공양을 하니 지역사회 인식도 좋아졌다"며 "대각개교절 경축기간에는 지역사회에 김치나눔, 대각떡나눔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26일 '더 좋은 엄마되기 마음학교' 개강을 앞두고 여성회원들이 수원행궁광장에서 홍보에 나서고 있다.
100주년맞이 '일원상 합동봉안식'

20일 수원교당 일요예회에 낯선 이들이 찾아왔다. 일원상 합동봉안식을 올리는 14가정 교도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법회에 참여한 것이다. 이번 합동봉안식은 가례의식을 정착시키기 위해 김홍선 경기인천교구장이 제안했다. 14가정 교도들은 불단에 진열된 각자의 일원상 앞에서 봉고를 하고 대중의 축하를 받았다. 일원상 봉안 대상자였던 원정화 교도는 "교단 100주년에 맞춰 교당에서 거룩하게 일원상 봉안식을 하게 돼 가족들도 매우 뜻 깊게 생각했다"며 기쁨을 전했다. 김 교구장은 "시대가 변해 이제는 집집마다 다니며 일원상 봉안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교당에서 합동봉안식을 하면 가족초대법회도 되고, 전 교도가 함께 기운을 모아주니 수희공덕이 된다"며 "새봄 새롭게 꿈틀대는 생명의 기운만큼이나 큰 은혜가 함께할 것이다"고 격려했다.

교화는 정답이 없다. 다만 본의를 살리되 시대에 맞게 활용해 쓰는 사람이 현명한 교화자이다. 때문에 김 교구장은 모처럼 다시 찾은 교화현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그는 "수원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빼어난 전통을 가진 도시다. 교당이 그 중심에 자리를 잡은 만큼 집을 하나 짓더라도 그 의미를 살려 가장 원불교다우면서도 수원의 문화를 담을 수 있게 건축해야 한다"며 앞으로 추진하게 될 교구청 건립에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교화에 대한 제언을 하나 던졌다. 현재 국내외 각 교당에서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동참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 이후 교화에 더욱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구장은 "5월1일 기념대회 마침표를 어디에 찍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기념대회 다음 주가 어버이날이다. 우리 교당은 이를 기회로 삼고 어버이날 맞이 가족초대법회를 열 계획이다. 동남풍은 한 번 불릴 때 그 바람을 타야 한다. 기념대회를 기점으로 가족교화에 총력을 다하면 5월14일 석존성탄절까지 그 여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교화방법을 제시했다.
▲ 3월 교화협의회를 마치고 교당 요인들이 교당 근처 식당에서 점심공양을 하며 법정을 나누었다.
항단체제로 교화 네트워크 활성화

원기104년이면 창립 50년을 맞는 수원교당은, 원기54년 안양교당 김이현 교무의 출장법회가 씨앗이 되어 교화터전이 마련됐다. 이후 초창기부터 공부심이 남달랐던 수원교당 교도들은 한 해 평균 법회 무결석자가 30명(1~2회 무결석자 포함 70명), 10년 무결석자 20명일 정도로 신성과 공부심이 깊다.

여기에 김동인 교무의 교화 정성이 최근 교도들의 공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교화단 항단체제 구축이다. 김 교무는 "지난해부터 부회장 5명을 항단장으로 올려 매월 1회 항단훈련을 통해 성리공부를 시키고 있다"며 "스스로 공부가 돼야 저단장 지도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무는 단장·중앙 훈련은 매년 2회, 교화단법회는 매월 2째주 일요일에 진행해 교화단 문답감정을 강화시키고 있다.김 교무는 '교화는 정성에서 나온다'는 신념아래 교도들의 문답감정을 위해 도장도 만들었다. 교도들이 매월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에 일기를 적어내면 최소 70건씩 감정을 하고 꼭 확인도장을 찍어준다. 그 정성에 지난해 함께 입교한 80대 노부부 교도는 법회 무결석과 일기기재에 모범을 보이며 "이렇게 좋은 법을 너무 늦게 알아 안타깝다"며 정진에 정진을 더하고 있다.

이렇듯 공부심이 날로 깊어가는 수원교당 교도들은 27일 건축불사 300일기도를 해제하고 이후 건축추진위의 진행아래 교구청 건립에 힘쓸 예정이다.
▲ 김동인 교무가 교도 문답감정을 위해 만든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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