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보경육대요령 (최초의 교리서, 필사본).
경전이란 성현의 구세경륜(救世經綸)을 수록한 서책을 이른다. 불교의 팔만장경, 유교의 사서삼경, 그리스도교의 바이블 등이 그러하다.

본교에서는 대종사 당대부터 이를 경전(經典)·경전(經傳, 聖經賢傳)·교과서·교서 등으로 불러왔다. 오늘날 소의(所依)경전인 〈정전〉 〈대종경〉 〈불조요경〉 〈세전〉 〈정산종사법어〉 〈예전〉 〈성가〉 〈교사〉 〈교헌〉을 구종교서로 부르는 바가 이것이다.

초기경전 가운데 최초의 형태가 〈보경육대요령(寶經六大要領)〉이다. '보경' 즉 '보배로운 경전'이라는 이름에서 경전으로서의 위의가 드러난다. 양장본 4×6판, 양장본 100쪽으로, 국한문 혼용이다. 편집겸 발행인은 이공주, 인쇄는 서울 선광인쇄, 발행소가 불법연구회이다. 원기17년(1932) 4월에 발행했는데, 5월에 한글본을 발행하고 있어서 대중보급에 유의했음을 알 수 있다.

책머리에 대종사 진영을 받들고, 총론을 실었는데 오늘의 〈정전〉 개교의 동기이며, 교리도(敎理圖)를 수록했다. 본문은 전권이 6장이다. 1장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四恩四要), 2장 공부의 요도 삼강령팔조목(三學八條), 3장 훈련편 최초법어·솔성요론·삼십계문 등, 4장 학력고시편 수양·연구·취사과, 5장 학위등급편 법위등급(法位等級), 6장 사업고시편 창립한도·전곡(錢穀)에 대한 등급·창립요론으로 구성하였다.

개교의 동기에서부터 사은사요·삼학팔조를 중심한 당시의 교리 요체가 드러나 있다. 다만 일원상(○) 종지는 구체화되기 전이므로, 교리도에도 일원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교리대요와 함께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최초법어·솔성요론·삼십계문·법위등급 등의 훈련 곧 수행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이 〈육대요령〉이 원기28년(1943)의 〈불교정전〉을 거쳐, 원기 47년(1962) 〈정전〉으로 편정된다. 〈정전〉과 대비하면 총론이 총서편, 사은사요·삼학팔조가 교의편, 정기훈련과 상시훈련부터 법위등급 등이 수행편을 이룬 것이다. 주목을 끄는 것은 동포은 조항의 끝에 '동포보은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와 같이 의두해석(疑頭解釋)을 붙이고 있는 점이다. 알기쉽게 이룬 경전을 다시 한글본으로 발행하는 등의 섬세함에서 당시 교단의 정성이 묻어난다.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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