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불교 100주년'을 참 많이 기다렸다. 글로만 보아도 설렜고, 언제나 꿈만 같았던 대상이었는데 지금 나는 그 '원불교 100주년'에 함께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란 노래 가사의 내용이다. 얼마 전 이 노래를 듣던 중 '나는 왜 원불교 100주년을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것일까? 무엇이 꿈이었기에, 무엇이 소원이었기에 그것이 이뤄질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여기, 바로, 오늘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며 5년 전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5년 전. '자신 성업봉찬이야 말로 교단 100주년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사업 중의 하나이고, 그것으로 100주년 기념성업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경산종법사의 법문을 받고, 나는 '그래! 결심했어'하며 어떻게든'100주년이 될 때까지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성업봉찬(백년성업 5대 지표 중 첫 번째)은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가 부처로 변해가는 과정인 자신성업봉찬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승과 문답도 하고 법문도 찾아본 결과 나름 나만의 모범 답안을 완벽하게 만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하늘을 뚫을 것 같은 열정으로 나만의 공부길을 잡아 모범답안만을 보며 열심히 정진 적공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도 했다.
안으로 자신의 빛을 밝히는 길, 지혜의 빛을 밝히는 길, 그 빛을 통해서 대자대비의 심법이 나타나게 하는 마음의 힘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 내지 견성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수도인에게 소중한 것은 그 빛을 확실하게 내 것 삼는 것으로 공부인에게는 그런 단계가 나타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내 안의 자성불을 확인하게 되고, 그 자성불을 통해서 우주만유의 본원자리이고 제불제성의 심인자리인 법신불 일원상을 꿰뚫어 알게 되고 내가 대하는 모든 중생의 불성을 보게 되므로 모두가 부처이고 하나가 되는 경지를 이루게 된다. 즉 그 불성에 불공을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자신성업봉찬을 이루는 모범 답안)
대자대비 심법, 자성불, 우주만유 본원, 제불제성 심인, 중생의 불성…. 지금 생각해보니 솔직히 너무 어렵다. 5년이나 지났는데도 너무 어렵다. 글이나 말로 설명하라면 할 수 있는데, 자신성업봉찬은 글이나 말로 이뤄내는 것이 아니니 더 어려웠다. 한편 드는 생각이 괜히 섣부른 열정에 잠깐 뭔가에 가려져 내 공부실력을 스스로 알지 못하고 쉽사리 '자신성업봉찬'을 이루겠다는 과욕으로 생긴 욕속심이 아닌가? 공부에 대해 너무 쉽사리 다짐을 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5백생을 닦아서 성불을 했고, 대산종사도 5억생이라도 닦아 성불을 하겠다고 했는데 난 기껏 5년을 생각했으니…. 이런 내 모습은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가.
지금부터라도 '원불교 100주년'에 모든 것을 완성하려고 했던 마음을 돌려 자신성업봉찬을 이뤄가는 여행을 함께 떠나 보려한다.
이도광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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