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평화, 종교의 역할
원익선·전철후 교무 참여

"원불교의 종교연합(UR), 이웃종교의 눈으로는 가능할까?"
종교연합의 대화 당사자들이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가 열렸다. 5일 4개 종단 지성들이 모인 레페스포럼 집담회에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찬수 목사를 대표로 하는 레페스포럼(REligion and PEace Studies Forum)은 원불교 원익선·전철후 교무, 가톨릭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발행인, 불교 이병두 전 문광부 종무관, 개신교 정주진 평화학자 등 종교학·평화학자들로 이뤄졌다. 우리 사회의 구조화된 폭력적 현실을 진단하고 평화를 상상하며, '종교평화학'의 학문적 지평을 열겠다는 목적이다.

5일 집담회 주제는 '세계화시대 평화와 종교공동체'였다. 지난해 12월 '폭력을 넘어서기 위하여', 2월 '종교와 국가의 공모'에 이어 종교공동체에의 가능성 타진의 차원이다. 발제는 정주진 평화학자, 이찬수 목사, 원익선 교무가 맡았다.

원익선 교무는 종교연합(UR)에 대한 교의적·실천적 접근을 대중적이며 학술적인 시각으로 풀어냈으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종교와 비종교·A종교와 B종교 경계의 모호성, 종교연합 추구의 권력적 목적, 거대종교의 딜레마와 추상성 등을 통해 참가자 다수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식으로서의 연합은 가능하나, 교리적인 차원의 종교연합은 어렵다"고 정리했다.

레페스포럼은 각 종단의 교리부터 현상까지 이웃종교의 시선으로 재해석되고, 이를 바탕으로 방향을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다. 참가자들은 자기 종단의 권위주의나 폭력성, 실천적 한계 등을 거침없이 밝히며 서로 지혜와 조언을 나누고 있다.

강남교당 전철후 교무는 "종교연합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에 대해, 레페스포럼은 추상성을 넘어 실제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실마리를 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시작해 종교·평화 분야의 집단지성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레페스포럼은 종단 간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원익선 교무를 비롯한 대표 4명이 부활절, 석존성탄절 등에 교회, 사찰을 찾아 경축일의 의의와 참 뜻을 논하고 있다. 다종교사회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이러한 노력은 4월 대각개교절 기념으로 wbs원음방송 토론으로 이어진다. 또한 6월 레페스포럼은 7일 강남교당에서 열려 최초의 종교시설 방문 집담회로 기대를 모으며, 집담회 토론 내용은 〈가톨릭프레스〉와 〈에큐메니칼〉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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