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권 교도/여의도교당
고혼(孤魂)들을 위로하고 좋은 곳에 가라고 축원하는 행사가 불가의 천도재이다. 천도재는 특정한 사람이 죽은 후 일정한 시기에 행하는 의식과, 유주무주고혼(有主無主孤魂)들을 위한 의식으로 나뉜다.

일정한 시기에 지내는 대표적 의식은 보통 49재(齋)라고 부른다. 이는 사람이 죽은 후 명부(冥府)의 시왕(十王)에게 1주일마다 심판을 받는다는 신앙에 기초한다. 그중 7번째, 즉 49일째 되는 날 심판하는 염라대왕이 영향력이 크다고 믿어서 49재를 가장 크게 지낸다.

오는 5월1일 오후2시 전 세계 일원인(一圓人)들이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 그에 앞서 3월13일부터 4월25일까지 '해원 상생 치유 화합을 위한 특별천도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마지막 날은 '서울광장'에서 5천여 명의 교도들이 이 외로운 영령들을 위해 종재(終齋)를 올린다. 천도재를 올리는 대상은 일제강점기 희생영령, 한국전쟁 희생영령, 산업화 희생영령, 민주화 희생영령, 재난재해 희생영령이다. 이 정도로 그 수많은 영령들이 모두 완전 천도를 받을지는 알 수 없으나 그래도 많은 영령이 몸도 받지 못하고 허공을 떠도는 신세를 면할 수는 있을 것이다.

천도의 뜻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열반인에 대한 축원이다. 영혼이 중음기(中陰期)에 머물러 있을 때 독경 염불 축원 등으로 열반인의 혼(昏)한 정신을 일깨운다. 그리고 과거 생의 모든 것에 대해 착심을 끊으며, 다음 생에 대해 성불제중의 큰 서원을 세우도록 염원하고 인도해 주는 것이다. 둘째, 열반인의 다음 생을 위한 축원이다. 열반인의 유산을 공익사업에 가치 있게 사용하도록 인도한다. 열반인의 유산을 열반인의 이름으로 공익사업에 가치 있게 사용하면 열반인의 공덕이 세상에 널리 미친다. 그러면 열반인의 영혼이 천도 받는 동시에 공익발전에 공로를 끼쳐 보다 많은 사람과 상생의 선연을 맺게 되어 열반인의 혜복(慧福)이 쌓여가는 것이다.

셋째, 살아있는 사람의 생전천도를 축원을 하는 것이다. 천도재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천도재의 공덕으로 생사해탈의 힘을 얻게 된다. 살아 있으면서도 그 마음이 천도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열반인의 천도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자신 천도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또한 천도재에 많이 참석하다보면 인간의 생사문제에 대해 큰 깨달음도 얻게 된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선악 간 받은바 그것이 지내간 세상에 우리가 지은 바 그것이다. 마찬 가지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지은 바 그것이 미래 세상에 또 다시 받게 될 바 그것이다. 이것이 곧 대자연의 천업(天業)인 것이다. 부처와 조사(祖師)는 자성(自性)의 본래를 깨쳐 마음의 자유를 얻은 성자다. 그러므로 천업을 돌파하고 육도와 사생을 자기 마음대로 수용하는 사람이 부처님이다.

그러나 범부와 중생은 자성의 본래와 마음의 자유를 얻지 못한 관계로 이 천업에 끌려 무량 고를 받게 되는 것이다. 누가 저 허공을 떠도는 유주무주고혼들을 위로 하겠는가. 재가출가 교도들이 '해원 상생 치유 화합 통일을 위한 특별천도재'에 따뜻한 손길을 정성으로 합할 때 가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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