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충렬·번개교당 개척

▲ 번개교당에서 장병들과 예회를 보는 문정석 교무.
육군 제17사단 번개교당 문정석 교무(대위)가 올해 6월30일 전역할 예정이다. 만 9년간의 군종장교 생활을 마치게 됐다. 그는 원불교 군종장교 1호로서 각 군교화지의 교당신축 및 교화의 일터를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열쇠교당, 충렬교당을 비롯해 현재 근무 중인 번개교당 봉불식까지 그가 일궈온 곳이다. 번개교당에서 전역하게 될 문 교무는 "부임할 때부터 가장 큰 고민은 교당 건축이었다"며 "군 개척교화를 시작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하나씩 일궈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회고했다.

그는 "9년간 많은 사랑도 받았고, 부대를 개척하며 다녔던 숱한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 됐다. 교단에 다시 일할 수 있는 큰 동력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교무의 전역으로 다음 군종장교로 정효천 교무가 뒤를 이었다. 정효천 교무는 현재 군장교로서 간부가 되는 훈련과정을 받고 있다. 정효천 교무(군종장교 4호)의 소식을 들은 그는 "ROTC출신이라서 장교들과 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조직간의 소통, 행정과 기획에 있어서 큰 장점을 지니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원불교 군종 4호라서 군종장교가 4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단이 소수종교라는 이유로 영관장교를 배정받지 못해 장기복무자의 편성인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불합리한 것을 바로잡지 못해 선배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선경험이 중요한데 앞으로 3명의 군종장교들도 10년을 채 근무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이 바뀌게 될까 걱정이다"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원불교 군종장교의 수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이들의 전역에도 문제가 있다.

문 교무가 전역하지 않고, 정 교무가 임관하면 원불교 군종장교는 4명이 된다. 문 교무가 장기복무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이 돼야 가능한데, 그러려면 장기복무서류를 제출해 장기복무자 편성인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타종교의 편성인원 중 한 명을 원불교에 양도해야 한다. 기성종단은 내어줄 수 없는 입장에서 이를 막고 있는 것이다. 문 교무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원불교 군종장교의 수가 기성종단의 힘에 밀려 탄력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원불교 군종활동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문 교무의 근무지인 번개교당은 인근에 번개부대 외 사단급 규모의 2개 부대가 인접해 있어 장병들이 신앙생활에 요충지가 되고 있다. 지금은 130여 명의 장병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교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문 교무의 후임으로는 문현석 교무가 민간성직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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