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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 중앙교구 동이리교당 노도경 교도
신앙인 / 중앙교구 동이리교당 노도경 교도
  • 정성헌 기자
  • 승인 2016.04.22
  • 호수 1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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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를 만나 너무나 행복합니다"
인생 역경·난경, 기도와 좌선으로 이겨내
인터넷 법문사경, 복지관 봉사로 보은봉공
고목에 핀 벚꽃이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 무상한 세월 모진 풍파 속에서 견디고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신앙의 뿌리는 단단해졌고, 하늘을 떠받드는 가지에는 인생향기 그윽한 꽃잎이 내려 앉았다.

한 차례 소나기가 퍼붓고 비 개인 주말 오후. 동이리교당에서 만난 석타원 노도경(82·釋陀圓 盧道敬) 교도 얼굴은 해탈도인마냥 천진했다.

"원래 불교를 믿었어요. 불심 강한 경상도가 고향이다보니 친정은 불교를 믿었지요"라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서러운 젊은 시절, 재혼을 하고 이리에 내려와 살면서 근처에 4월 초파일 불등을 밝히러 찾아온 것이 현재 동이리교당과 인연이 됐다.

"불교에 다니면서도 1년에 한두 번 불공하러 다니는 것보다 교회처럼 매 주말마다 신앙생활은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교당에 초파일 등만 밝히러 왔는데 그것이 인연이 됐어요." 처음 3년은 그저 등만 밝히러 다녔다. 그러다가 차차 원불교가 매주 법회을 연다는 것을 알게 됐고, 교무님 설법이 좋아 다니게 됐다.

"교무님들 설법이 얼마나 좋던지 일일이 다 메모하고 집에가서 다시 읽곤 했습니다. 당시 날씨가 맑았는지, 누가 내왕했는지도 세세히 기록했죠." 지금 와서 보니 매주 교당일지를 써왔다. <원불교교전>에 나와있는 법문도 너무 좋아서 그대로 쓴다는 게 두꺼운 공책으로 5권이나 됐다. 마음일기도 8년째 빼지 않고 썼다. 그에게는 원불교가 정말 낙원이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자식 넷 있는 남편과 재혼해 본래 슬하에 있는 두 딸은 친정에 맡겨졌다. 막내가 6살 때 엄마 품이 그리도 그리웠는지 새엄마에게 마냥 안기고 좋아했다.

그는 "남편 공무원 급여로 아이들 교육을 다 시키는게 쉽지 않았죠. 어려운 생활 속에 봄 되면 토마토 따러 다니고, 남편 몰래 보험회사며, 청소용역 등 안 해본 일이 없어요"라며 "당시 사글세 살던 집도 이리역 폭발사고로 집주인이 보상을 받자마자 내쫓아 정말 오갈 데가 없었지요"라고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다행히 친정집에 도움을 청해 이사온 집이 동이리교당 근처였다.

"교당을 다니면서 무엇이든지 열심히 공을 들였어요. 그냥 '열심히 해야지' 이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죠."

그러다가 어느 날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아침 좌선을 나간다는 것을 알고 따라갔다. 처음에는 앉아있는 것조차 어색했지만, 불심이 깊어서인지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정전> 좌선법도 읽어가며 이게 어떻게 하는 것인지 하나하나 배워나갔죠. 어느 날부터 정말 편안해지더라구요."

좌선하는 재미를 알아가다보니 일상에서 밀려오는 고단함도, 역경도, 힘겨움도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여졌다. 더욱이 '내가 노력하고 최선만 다하면 꼭 그대로 돌아온다'는 진리적 신앙법이 몸에 익혀졌다.

"애들에게도 지성으로 공부시키고 잘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했고, 어렵고 힘든 일이 와도 원망하거나 탓하기보다는 '무슨 뜻이 있겠거니'하고 열심히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 자녀들은 모두 장성해서 유명대학 교수로, 대기업 입사로 성공했다. 자녀들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노 교도를 찾아올 때면 그렇게 흐믓할 수가 없다.

11년 전 남편이 치매를 심하게 앓았을 때도 그는 신앙과 좌선으로 극복했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남편이 힘들게도 했지만, 그럴수록 원불교 신앙에 더욱 충실했습니다. 이것도 '최선을 다하고 정성만 들이자'고 생각했지요."

진리의 감응인지 지금은 남편 병세가 많이 호전돼 조금이지만 어느 정도 자력 생활도 가능해졌다.

노 교도는 8년째 빠지지 않고 교당에서 아침좌선은 물론 주례까지 하고 있다. "아침 좌선하고 집에 가서는 기도합니다. 처음에는 일원상서원문 독경을 10회 했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으니 5회로 줄여서 꼭 하고 있지요."

아침 5~7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좌선과 기도 시간을 엄수해왔다. 또 얼마전에는 컴퓨터도 배워서 인터넷 법문사경도 한다. 천성이 부지런한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복지관에 가서 청소하는 등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바쁘니까 좋아요. 아침 좌선과 기도, 낮은 보은활동, 또 틈틈이 법문 사경도 하고, 너무나 행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살이가 불행하다고 하는데 전 너무 행복합니다. 기도한 것들이 다 이뤄지거든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뽑히고 원천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마르나니, 인생 생활에 신앙은 뿌리요 수행은 원천이라, 신앙이 깊은 생활은 아무러한 역경 난경에도 꿋꿋하여 굽히지 아니할 것이요 수행이 깊은 생활은 어떠한 유혹에도 초연하여 평온함을 얻나니라'는 정산종사 법문처럼, 노 교도의 맑은 미소에는 인생의 깊이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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