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2015년 2월에 발간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에는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사진을 실고 '올해 태어난 이 아기는 142살까지 살 수 있을 것이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달았다. 그 내용을 보면 인간이 개발한 노화 억제 물질을 실험한 결과 평균 수명이 약 1.8배 증가될 수 있고, 이것이 효과를 본다면 인간의 기대 수명은 현재 80세에서 142세까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노화억제기능이 있는 신약을 복용했을 때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는 노화를 막고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명은 계속 늘어나 50년 전에 불과 52살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도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빠른 속도로 수명이 연장되어 곧 120세 시대가 다가온다고 한다.

의학과 과학의 발달에 따라서 인류의 꿈인 불로장생이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우리 사회가 아직 120세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꿈인 수명연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이나 현실 사회에서는 아직 인간의 궁극 목적인 행복한 삶을 길게 이어갈 준비가 없다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경험하는 엄청난 수명연장의 이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 것일까?

나는 이 시점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개교표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에만 치우친 발전은 정신 세력의 쇠퇴와 물질의 노예화 현상을 야기시키며, 그로 인해 이 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 심각한 파란고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단순한 물질을 넘어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여 생명연장의 길로 들어선다고 본다면 소태산 대종사가 밝혀 준 정신개벽의 큰 뜻을 높이 받들어 상상할 수 없는 미래 물질문명의 시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만약 아무 준비 없이 과학문명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면 인류는 끔찍한 세상을 접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의 정신이 능히 만물을 지배하고 인의의 대도가 세상에 서게 되는 것은 이치의 당연함이어늘 근래에 그 주체가 위(位)를 잃고 권모술수가 세상에 횡행하여 대도가 크게 어지러운지라"고 했듯이 확장된 정신세력을 통하여 찬란한 물질문명의 혜택을 선용해야 인류가 행복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고 주종과 선후가 바뀔 경우 고해 생활과 불행을 겪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주종과 선후가 그 위치를 바로 찾아 무량한 낙원건설을 위해서는 정신개벽이 시급함을 말했다.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경험하는 엄청난 수명연장의 이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신개벽의 필요성을 꼭 인지하고, 이러한 정신개벽을 주로 하고 물질문명을 종으로 병진해 나아간다면 원만평등한 낙원세계에서 살아 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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