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쪽에서 나온 물감이 오히려 더욱 푸르다. 스승에게 배운 제자의 학문이나 실력이 스승을 능가할 때 고사성어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쓴다.

'쪽'이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풀로서, 잎으로 남빛 물감을 만든다. 쪽을 찧어 물에 담가 놓으면 염색에 쓸 푸른 물이 나오는데, 이 색이 원래 쪽빛보다 더욱 파랗다. 그래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은 순자로, 순자 권학편에 그 유래가 있다.

학문이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므로 중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푸른색이 쪽빛보다 푸르듯이, 얼음이 물보다 차듯이 면학을 계속하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나다는 뜻인 청출어람이 나왔다.

원불교 100주년을 기쁨으로 맞이하고 있는 요즘 곰곰이 생각해 본다. 소태산이 진정으로 바랐던 바가 무엇일까? 수없이 이어 나올 제자들이 자신의 제자로 멈춰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쉼 없는 구도열정으로 진리를 오득하여 모두가 청출어람하기를 바랐다.

한없는 생이 있다는 소식과 자기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얻어진다는 소식을 깨쳐서 알게 하는 사람이 참 선생이라 했다. 그래야 허위와 사실을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진실과 거짓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했다. 이 밝은 세상에 일원대도 정법으로 공부할 때, 훈련할 때가 되었다. 오래오래 공부하면 진리를 오득한 참 선생의 자격이 여기서부터나온다. 참 선생들이 사는 활불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

〈한울안 한이치에〉 밝히고 있는 법문이다. "대우의 작음에 괘념하지 말고 스스로 지은 공덕이 작음을 한하며, 끊임없이 공덕 짓기에만 노력하라. 갖춘 바 없이 존경받기만 바라지 말라. 대종사는 '함부로 선생 칭호를 받지 말라' 했다" 희망의 말씀이면서도 정신이 번쩍 나는 법문이다.

그렇다. 진리의 소식을 온전히 내 것 삼았을 때 기쁘게 당당하게 들을 수 있는 '선생, 참 선생!'이 되기 위한 적공이 오늘도 계속된다. 그리고는 오는 25일에 서울광장에 참 선생들이 모여 그동안 적공해온 바를 하나로 모아서 나누고 올리는 귀한 자리가 열린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간절함으로 연다.
대한민국 근·현대 100년의 상처를 해원 상생 치유 화합하고자 하는 한마음으로 각지에서 축원 정성을 올리다가 종재식을 맞아 이날 함께 모여 천도축원하게 됐다.

일제강점기 희생영령·한국전쟁 희생영령·산업화 희생영령·민주화 희생영령·재난재해 희생제위영령들이 천도재의 인연공덕으로 새 마음 새 뜻 새 삶으로 둥근 빛되어 다시 어서 오시기를 축원 한다.

정당한 진리의 소리는 한 번 울리면 전 세계에 그 소리가 퍼지고 그것이 종자가 되어 세계적인 싹이 트게 된다. 그러므로 소태산 대종사는 '혈심(血心) 가진 한 사람만 있으면 법이 천하에 펴지고 수만대에 전해지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다.

혈심 가진 참 선생들이 적공하며 이 시대 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는 은혜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 살아볼 만한 세상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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