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이런 아름다운 천도재를 본 적이 있는가. 한편의 드라마 같은 천도재가 끝났지만 울림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 100년 해원 상생 치유 화합의 특별천도재' 이야기다. 2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일제강점기 희생 영령, 한국전쟁 희생 영령, 산업화 희생 영령, 민주화 희생 영령, 재난재해 희생 영령 제위를 모신 특별천도재는 일반시민과 교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장에서 지켜본 필자는 교단의 천도재가 이런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데 놀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49일 종재까지 밀도있게 준비해 온 200여 명 독경단의 운곡과 잘 연출된 하모니가 압도한 천도재였다. 운곡에 맞춘 천도법문, 독경, 합창은 참여한 시민들과 교도들에게 해원상생의 기운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부터 세월호 희생 유족까지 심금을 울리며 희생자들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기원한 천도재는 한국 사회에도 해원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실 특별천도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시민 감응형 콘텐츠로 개발됐다. 이를 통해 천도재의 엄숙함과 함께 문화공연으로 감동의 어울림을 무대에 올려 상생의 분위기를 전하려 했던 것이다. 원불교가 평화 통일의 종교임을 대외에 천명했고, 49일 천도재를 통해 모인 재비와 모금액은 사회환원 기금으로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했다. 대사회적으로 원불교의 이미지를 높이고, 종교인다운 역할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특별천도재와 연계한 스마트폰 빅워크 걷기 기부캠페인은 영육쌍전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실현하도록 기획됐다.

이번 천도재를 위해 200명이 넘는 독경단이 꾸려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독경의 운곡이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와 합창으로 독경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작업은 아니다. 1, 2차 독경단 훈련을 통해 운곡을 통일했고, 개인별로 독경 정진으로 수준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그런 의미에서 재가출가 교도가 참여한 독경단은 천도재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서울광장에서 특별천도재를 거행한 것도 의미가 있다. 좌우 이념대립뿐만 아니라 모든 시위의 중심이 되고 있는 곳이 서울광장이다. 이곳에서 해원상생, 대사면의 천도재는 분명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현재의 한국은 독립운동부터 민주화운동까지 무명의 헌신들이 만들어 온 나라다. 특별천도재를 계기로 이제 대한민국이 좌우의 이념대립을 넘어, 원한과 슬픔을 넘어, 비통과 억울함을 넘어, 과거 묵었던 업들을 해원상생해 새로운 나라로 나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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