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이하 지도인-요법)은 '강자·약자 진화상 요법'처럼 지도자와 피지도자 간의 강자·약자의 관계를 전제한다. 즉 피지도인은 약자의 입장에서 성심을 다해 배우는 것이 곧 보은행이 된다면(<대종경>변의품24), 지도인은 강자로서 '지도인-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영원한 강'으로 거듭나는 길이 된다.

지도인-요법 가운데 '2.지도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 것, 3.지도받는 사람에게 사리를 취하지 말 것'은 지도자와 피지도인 사이는 물론, 기본적 인간관계 맺는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은혜적 관계의 바탕이다. '4.일을 당할 때마다 지행을 대조할 것'은 피지도인에게 공부하는 지도인 모습으로 솔성수범과 신뢰를 주는 의미도 있겠지만, 지도인 스스로 공부에 후퇴하지 않고 '영원한 강'을 유지하는 관리요령으로 일러주신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지도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가질 것'을 왜 첫 번째 조항으로 넣어주셨을까? 여기서 지식은 피지도인보다 단순히 많이 안다는 의미보다는 지도하는 방면에 대해 올바르고 명확하게 지도할만한 판단 역량, 즉 지혜를 뜻한다. 붓글씨를 배우려면 명필가를 찾아가야 하고, 기술을 배우려면 그 방면에 뛰어난 장인을 찾아가야 한다. 즉 피지도인이 자신을 이끌어 줄 스승이나 지도자를 찾는데에 신용, 청렴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방면의 탁월한 판단, 지혜의 가부가 먼저다.

또한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선출하던 기준인 '신언서판(身言書判)'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던 '판'이나, <손자병법>에서 장군의 첫 번째 능력을 용맹이 아닌 지혜로 꼽았던 것처럼 지도자 자질에서도 '지적 능력'이 먼저였던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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