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미 교도/동영교당
원기99년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에서는 대산종사탄생100주년 기념대법회를 기획했다. 정상덕 원100성업회 사무총장은 기념대회 주제가를 나에게 의뢰했다. 내게는 과분한 작업이기에 몇 번의 사양을 거듭했지만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과업을 맡고 말았다. 정 사무총장은 그러한 나에게 대산종사 생전의 고민과 쌓은 성업들 그리고 간절히 원했던 서원들을 전해주며 내게 용기를 줬다. 정 사무총장이 건네준 법어와 관련 노래들 그리고 일화 등 각종 자료들을 보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욕심으로 시작한 작곡 작업들이 어느날은 기쁨이 되었고 또 어떤 날은 내게 왜 이런 숙제를 내줬을까하고 원망심도 들었다.

기념음반 제작을 계획하고 나는 총 4곡을 작곡과 편곡을 작업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곡은 '그렇게 오셨네'이다. 대산종사의 일화 책을 읽던 중 대산종사께서 서원을 세우고 처음 쓰셨다는 '입지시(立志詩)'를 접하게 되었고 그것을 그대로 첫구절을 써내려 갔다. "이 몸을 기필코 공중사에 바치리다 영원토록 변함없이 있는 힘을 다하리다. 사람으로 나서 세상위해 일 못하면 평생토록 부끄러움 어찌할까 맹세하며…" 원불교 교도로써 회초리를 맞은것처럼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 ! 대산종사는 이렇게 우리 곁에 오셨구나'하며 한마디 한마디 채워 나갔다. 지금도 이 곡은 내가 아끼는 곡 중 하나가 되었고 특히나 내 딸의 첼로 연주곡으로 녹음되어 기념음반의 한 트랙에 삽입돼 있어서 내게는 더욱 뜻 깊은 곡이다,

두 번째 곡은 '평화의 길을 가리라'이다. 정 사무총장이 직접 작사한 이 곡은 일원세계,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세계평화를 이루고자 하셨던 대산종사의 서원을 염원하는 노래이다. 세 번째 곡은 원불교 교도가 익히 알고 있는 성가를 새로 편곡 한 '원하옵니다'이다. 대산종사께서 직접 작사한 곡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성가 원래의 가사와 성가에는 빠져있는 부분을 삽입하고 편집해 박자를 바꾸어 최종 편곡을 했다.

마지막 네 번째 곡은 '대산종사 찬가'이다. 이 곡은 대산종사의 열반을 당해 송관은 교무가 작곡하고, 이공전 종사가 작사한 곡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나도 처음 접하는 곡이었다. 가사를 보니 이보다 더 대산종사를 잘 표현한 글도 없겠다 싶어 제목을 '대산종사 찬가'라고 붙이고 다시 곡을 쓰게 된 것이다. 가사가 얼마나 가슴에 절절하던지 거의 한시간 여만에 곡을 완성한 기억이 난다.

기념음반은 이렇게 총 4곡으로 구성되어 전국 교당에 홍보가 되었고 실제 대법회 때 참여한 모든 교도들과 같이 부르는 영광도 안았다. 기념 대법회에 앞서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기념 콘서트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나는 인사말을 이렇게 했었다.

"작곡을 하는 내내 대산종사께서 내게 오셨고, 그렇게 내안에 이렇게 자리하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노래로서 기도 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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