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관 교무/교화훈련부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가 끝났다. 이를 기점으로 원불교는 지난 100년간 다방면으로 추진해왔던 모든 것들에 대해 갈무리하는 기회가 됐다. 이제는 앞으로의 백년동안, 더 나아가 천년동안 무엇을 내다보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 됐다.

과연 물질문명은 어디까지 발전해 나아갈 것이고, 이에 따른 우리의 정신은 어떻게 개벽해 나가야할 지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요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사이버 세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이버 기술이 발달해가고 있지만, 특히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인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가상현실(VR) 또는 증강현실(AR)이라고 입력하면 다양한 결과물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옛날 영화 소재로 많이 쓰였던 '가상현실'은 이제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람의 감각을 조작하여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를 실제처럼 느끼게 하는 이 기술은 대부분 영화관을 통해 한번쯤 체험해 보았을 것이다.

3D안경을 쓰면 눈앞의 화면에서 입체감이 느껴져 영화의 몰입도를 크게 높여준다. 여기에 의자가 움직인다든지, 바람이 불고, 물방울이 튀는 등의 효과를 더하여 4D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공포영화나 액션영화에서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에는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3D영상을 개인이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기업들이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HMD(Head Mount Display)라 불리는 기기와 각종 콘텐츠들로 영화관의 평면 스크린의 한계를 벗어나 일상생활 속에서 360도 화면의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사용법도 매우 간단하여 스마트폰과 HMD만 있으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쥬라기공원에서 공룡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즐길 수도 있다. 또 지하철 속에 앉아서도 총부를 거닐거나 원달마센터를 둘러보는 체험이 이제는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가상현실이 오로지 가상의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의 조화를 이야기한다.

현재 증강현실 기술은 특정공간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비추어보면 영상이 나타나는 형태로 광고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내 집에 가구가 어울리는지 미리 배치해 볼 수도 있고, 액자나 앨범 속의 사진을 카메라로 비추면 동영상이 되기도 한다. 다시말해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영상을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삼밭재 마당바위에 가서는 기도하는 소년 대종사를 만날 수 있고, 영산원에서는 백지혈인을 나투는 9인선진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또 총부 대각전에서는 소태산 대종사로부터 직접 법문을 받드는 체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꿈의 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우리를 어느 곳에나 존재할 수 있게끔 해주고, 무엇이든 존재하게끔 해준다. 심지어 이러한 가상현실에서 접촉하는 대상을 실제로 느끼게끔 하는 가상촉감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 가상현실이 현실화되는 기대까지 불러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현재는 '현실'이라 하기엔 거리감이 많이 있는 '가상현실'이지만, 기술의 발달은 차차 그 간격을 좁혀줄 것이고, 정말 '현실'같은 '가상현실'로까지 발전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가상현실의 공유'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개인이 컴퓨터 앞에 있는 것이 더이상 혼자가 아닌 세상이 됐다. 컴퓨터 게임을 예로 들어보면, 혼자서 컴퓨터와 하던 게임이, 인터넷을 따라 여러 명이 함께하는 게임으로 발전하고, 이제는 모바일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같은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서로 채팅, 전화 등으로 현실적 소통을 하면서 실제적인 협력 또는 경쟁이 가능해졌다.

인터넷이 가상현실과 만나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면, 가상현실은 가상공간이 되어 여러사람들이 그 공간에 함께 존재하며 그곳에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선 HMD를 비롯하여 VR을 활용한 게임들도 꾸준히 개발중이라고 하니 우리가 가상공간에서 만나 함께 성지를 순례하고, 대종사와 스승님들을 직접 뵙고 법문을 받드는 체험을 하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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