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처(四念處), 그 명상의 세계'

▲ 한국명상원에서는 위빠사나 수행 3요소인 좌선, 경행, 문답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2004년 개원, 위빠사나와 남방선(禪) 수행법의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는 사단법인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신수심법(身受心法)의 사념처(四念處) 수행을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 중심으로 풀어감으로써 특정한 종교를 떠나 누구나 쉽게 위빠사나를 공부할 수 있다.

위빠사나가 팔정도(八正道) 수행

한국명상원장 묘원법사(곽준)는 "위빠사나는 부처가 2500년 전 깨달음을 얻은 수행이다"며 "몸과 마음의 통찰을 통해 존재의 세 가지 속성(三法印)인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를 발견, 모든 집착을 여의게 한 것이 붓다가 제시한 수행의 실제다"고 위빠사나를 설명했다.

위빠사나의 목표는 오직 자신의 괴로움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먼저 괴로움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괴로움을 하나의 알아차림 대상으로 객관화 시킨다. 괴로움의 원인을 완전히 알 때만이 그 괴로움을 단절시킬 수 있다는 원리다.

또한 위빠사나는 팔정도(八正道) 수행을 아우르게 한다. 곧 '정념(正念, 바른 알아차림)'을 통한 선한 마음이라야 계율을 지키는 행위가 가능해진다. 처음부터 계율을 지키려는 딱딱한 행위가 아닌 일체의 현상을 그대로 알아차릴 때 정혜계(定慧戒)의 완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팔만사천법문을 하나로 줄이면 '알아차림'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은실 회원은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위빠사나를 통해 어떤 일과 맞닥뜨렸을 때 내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다"며 "지금 이 순간의 마음 상태를 알게 되면 좋은 마음은 지속되고, 나쁜 마음은 그 순간 제어되는 결과를 갖게 해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한다"며 고요함을 갖는 것 자체가 차원 높은 행복임을 전했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심념처 수행

한국명상원에서 지도하는 '마음 알아차리는 수행법(心念處)'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현재의 있는 마음 알아차리기'다. 있는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지금 무슨 마음가짐인가?' 또는 '지금 무슨 마음이 있는가?'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일어난 마음은 순간적으로 사라지지만 마음에 저장된 종자는 다음 마음에 전달, 상속, 윤회된다. 그러므로 시작할 때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정보가 계속해서 다음 마음에 전해지기 때문에 현재 하는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두 번째는 '일어난 마음 알아차리기'다. 마음은 대상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여섯 가지 감각대상과 접촉할 때 아는 마음이 일어난다. 이때 알아차리는 마음은 불선심(不善心)과 선심(善心)을 알아차린다. 불선심은 탐욕이 있는 마음, 성냄이 있는 마음,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다. 선심은 탐욕이 없는 마음, 성냄이 없는 마음,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이다. 탐욕이 없는 마음을 알아차려서 관용이 있는 마음으로, 성냄이 없는 마음을 알아차려서 자애가 있는 마음으로,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을 알아차려서 지혜가 있는 마음을 계발해야 한다.

세 번째는 '하려는 마음 알아차리기'다. 하려는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지금 내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또는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알아차려야 한다. 모든 행위는 반드시 의도가 있어 일어나며(行), 의도가 있는 행위를 업(業)이라 한다. 하려는 마음을 알아차리면 지금까지 모르고 진행되던 과정을 분명하게 알고 하게 된다. 하려는 마음, 의도를 알아차리면 자신의 행위가 절제된다.

네 번째는 수행의 최종관문으로 '아는 마음 알아차리기'다. 아는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는가?' 또는 '지금 내 마음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곧 대상을 알아차리고 있는 마음을 새로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노팅(noting)'하는 것을 '워칭(watching)'한다고 한다. 노팅은 앞에서 일하고 있는 마음이고, 워칭은 일하는 마음을 다시 알아차리는 행위이다.

위빠사나 수행 3요소 - 좌선, 경행, 문답

한국명상원에서는 위빠사나 수행의 3요소인 좌선, 경행, 문답을 통해 알아차림 공부를 확장해 간다.
좌선은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으로 인내와 알아차림의 힘을 키운다. 절제된 행위를 요구하기에 그만큼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또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대상으로 알아차리기 위한 수행이다. 예를 들면 통증, 졸음, 망상, 가려움, 괴로움, 하기 싫음, 후회 등이다. 좌선수행의 일차적 목표는 알아차림이고, 그 알아차림을 지속시켜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다.

경행은 걷는 수행으로 몸의 노력과 마음의 노력을 증진시키는 정진력을 키운다. 움직이면서 생긴 집중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수행에서 경행은 매우 중요하다. 경전의 기록을 보면 경행만으로도 깨달음에 이른 이도 많이 있다.

수행자들은 좌선과 경행을 같은 비율로 수행의 효과를 높인다. 경행을 할 때의 시선은 항상 서너 걸음 앞에 있는 바닥을 보아야 한다. 경행에서 알아차릴 대상은 매우 많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 단계적으로 힘을 키우는 것이 좋다.

문답(인터뷰)은 '자기문제의 객관화' 작업으로 문답하기 위해 수행자는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게 되고, 의심거리를 준비하고 정리하게 되며, 스승의 감정으로 지혜를 얻게 된다. 아주 단순한 체험도 문답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이로써 스스로 자기문제에 대한 영감이 계발된다.

인터뷰의 기본 자세는 개입하지 말라, 받아들여라, 그럴 만해서 그런 것이다 등이며, 알아차림의 이익, 현재의 때와 장소, 필요와 불필요, 어리석음과 지혜롭게 봄 등의 4가지 기준을 통해 문답을 주고 받는다.

한국명상원에서는 매주 월요일 사념처수행, 수요일 위빠사나 수행의 기초와 12연기, 목요일 까리따스 명상, 토요일 법념처 수행이 있으며, 매주 화요일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에서 사념처수행 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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