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에서는 기념대회 분석과 평가, 기념대회 이후 교단방향 모색에 이어, 향후 교단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통찰하는 좌담을 진행했다. 좌담 패널로는 교정원 교화훈련부 양제우 부장(이하 양), 부산울산교구 이정식 사무국장(이하 이), 서울교구 봉공회 전시경 부회장(여의도교당·이하 전)이 참여했고, 본사 나세윤 편집국장이 진행을 맡았다.
▲ 부산울산교구 이정식 사무국장

원불교 2세기

정산종사의

사대경륜 중 하나인

달본명근(達本明根)을

새겨봐야 한다
- 우선 교정원, 사무국, 재가단체 입장에서 기념대회 소회 등 종합평가를 해본다면

전=재가출가 교도들의 응집력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꼈고 자신감도 얻었다. 여의도교당은 평균 출석 교도의 3배수가 참여했다. 교도입장에서 부담으로 다가왔던 건 사실이나 최선을 다했다. 교도라면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고, 그날의 기운과 분위기가 너무나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세상을 향한 자신감도 얻었다. 어느 곳에서든 당당하게 교도임을 밝힐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본다.

양=가장 소중한 자산은 현장에서 갖게 된 자신감이다. 재가출가 전 교도들이 감동의 현장을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신성으로 자리를 지켜준 교도들의 모습에 자긍심이 있었다. 원불교인의 모습을 보여준 대 사회적인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교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기념대회를 6개월 남겨둔 시점에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무엇을 도와 줘야 하는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부산울산 교구는 1월1일자로 기념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뽑았다. 3천명이상 참석하겠다고 선포했다. 우리가 100년성업을 훨훨 태우게 하는 불쏘시개가 되자는 선언이었다. 기념대회에서 아쉬웠던 점은 교구별 소개나 응원, 발표 등이 있었으면 훨씬 교도들의 만족도가 높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6시간 넘게 달려와 기념대회에 참석하는 교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극적인 연출을 위해 교구에서 응원도구도 3300개를 만들었지만 활용하지 못했다. 교도들의 기운을 뭉치고 끌어내기 위한 진행이 아쉬웠고, 교도들의 마음을 응집할 기회가 없었다.

전=개인적으로 느낀 건데, 기업의 스폰서 등도 염두해 두었어야 한다. 5만여 대중이 모인 곳은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스폰에 참여하는 충분한 마당이 된다. 우리도 외부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전략과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교화훈련부 양제우 부장


교정원에서 전반적으로

정책을 컨트롤하는

기존방식이 아닌

현장중심 행정권한을

신속하게 넘겨주자

- 교화정책 현안을 짚어보고 교단 현실에 대한 통찰을 한다면

양=기념대회에서 느낀 환희와 감동을 얼마나 현장에서 자주 경험하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교정원은 교구자치를 정착시키기 위해 현장을 적극 지원하는 차원이어야 하고, 교구는 각개 교당과 교당을 연합해서 지역단위 중심의 협력교화로 총체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교단적인 행사가 아니어도, 현장에서 자력을 갖춰 경험과 시너지를 많이 확산시킬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교화정책을 권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2세기 교화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정산종사의 사대경륜 중 하나인 달본명근(達本明根)을 새겨봐야 한다. 원불교 2세기를 시작하면서, 교단이 본래 근본을 잊어버린 상태로 성장해선 안 된다. 교단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기가 필요하다. 교단이 근본에 맞게 제대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교단적 컨설팅도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교화방법을 지향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 법회를 보는 70~80년대 교화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교화 패러다임으로 구체적인 방법들이 모색되어져야 한다.

양=깊이 공감한다. 앞으로 교단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는 모두의 화두이다. 오히려 우리의 기본체질을 철저한 훈련과 교법으로 양성하고 단련하는 달본명근을 되새겨봐야 한다. 교단의 근본 자체가 교법으로 체질화 되고 체화되는 공부다. 기념대회를 통해 얻은 자긍심을 근본정신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단의 창립정신을 되새겨 봐야 한다.

전=열린 원불교가 되어야 한다. 교도들의 응집력을 볼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말은 다른 한편으로는 배타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교당 양성과 교당 통폐합 추진 등도 힘을 받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개별교당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역량을 모으는 데에는 소홀한 면이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교화 정책입안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본래 근본에 충실하면서도 교화의 방법이나 시각은 시대에 맞게 충분히 변화되어져야 한다. 우리의 교화방식은 일방에 고착되어진 부분이 있다.
▲ 서울교구 봉공회 전시경 부회장


교당 울타리를 트고

빈 교당을 선방이나

실버그룹홈 활용 등

대사회적 사업을

선도적으로 해나가야

- 교단의 미래를 규정지을 키워드로 교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언한다면

양='변화'이다. 교단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정원 중심의 교법적인 행정이 아니라 교구나 현장중심으로 권한 이양이 돼야 한다. 총부에서 정책을 전반적으로 컨트롤 하는 기존의 방식이 변화돼야 한다. 교구자치제가 실질적으로 정책되어지도록 현장 중심의 판단 권한을 신속하게 넘겨줘야 한다.
원불교 미래의 가장 중요한 키는 교도들에게 있다. 교도들은 영원한 정신개벽의 콘텐츠다. 교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교정정책을 교법적인 행정이 아닌 현장 중심의 행정 속에서 찾아야 한다.

이='교단인재'에 대해 철저하게 주목해야 한다. 교단이 일 중심, 사업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정작 인재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하고 취약한 인적 관리를 해오고 있다. 인재 발굴에서부터 교육과 생활대책, 정양까지 책임지는 교단이 되어야 한다. 전무출신을 양성할 만한 교단적 토대가 너무 약하다. 원불교 2세기에는 인재에 주목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으로써 교화가 살아나는 구조여야 한다.

재가교도들을 충분히 등용할 수 있는 기회또한 주어져야 한다. 교당에서 원무들의 활동역량을 넓혀주고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활성화되어져야 한다. 현실적인 부분은 교화현장의 변화이다. 현장에서 30~40대젊은 층 교도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교화기반이 다져져야 한다.

전='열림'이다. 재가출가 교도들이 서로를 존중해주면 좋겠다. 종종 교무님들이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는지, 지도와 감독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될 때가 있다. 대외적으로 좀 더 재가교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부분들이 필요하다. 교도 개인적으로는 원거리 출석을 하는 교도들이 많은데 넓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젊은 층은 규모가 큰 교당을 원한다. 이들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교당 통폐합을 결단해야 한다. 교당의 울타리를 트자. 아울러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고, 빈 교당들을 선방으로 활용하거나 실버 그룹홈 등을 운영한다면 사회적인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 교단이 이런 사업들을 선도적으로 운영해가면 좋겠다.

이=사람이 핵심적인 자원이다. 발굴에서 요람까지를 책임지는 인재양성에 대한 냉철한 시각을 다시 한번 주문하고 싶다. 또 10개 언어 교서정역과 맞물려 우리말로 쓰여진 명쾌하고 완벽한 텍스트 전서가 있어야 한다. 주석판을 비롯해 우리말로 가장 좋게 쓰여진 전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양=기념대회를 계기로 원불교가 대 사회적으로 나왔다. 서울선언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선언의 의미가 있다. 전 재가출가 교도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클린(Clean)원불교, 트러스트(Trust)원불교, 스탠다드(Standard)원불교 정신을 구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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