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공군사관학교,성무교당
기도생활을 잘하고 있는가. 어떤 기도를 하고 있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종교인이라는 틀 안에서 의무감을 가진 기도가 아닌, 내 마음속에 아무것도 있지 않은, 욕심 없는 기도. 간절히 간절히 비옵는 그 마음속에 청정법신불 사은님과 하나 되어야 한다.

'온통 내 마음속에는 기도를 시작하기 전부터, 두 손을 모으기 전부터 이미 어떤 바람으로 꽉 차있지 않는가'하며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모두 원하는 바가 다르기에 각자가 그에 따라 기도를 한다. 시험에 합격하게 해주세요. 예쁜 아기를 갖게 해주세요. 병을 낫게 해주세요. 사업이 번창하게 해주세요.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주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싶다거나, 원하는 것을 바랄 때 심고와 기도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내 스스로 힘이 약하니 어느 누군가에게라도 도움을 요청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기도를 하면서 내 스스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도에 임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기도를 할 때 내 마음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그저 뭔가를 바라는 기도를 하는가. 아니면 나를 놓고 텅 빈 마음으로 진정한 기도를 통해 하늘의 감응을 얻고 불보살의 감응을 얻고 대중의 합력을 얻는 기도를 하는가.

전자의 기도는 마치 어린아이가 다급하게 뭘 얻기 위해 때를 쓰는 모습과 흡사할 수도 있는 반면 후자의 기도는 어린아이가 철이 들어서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를 느끼고 그 은혜에 보은하고자 훌륭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여질 수도 있다.

어떠한 기도가 바람직한 기도라고 정의 할 수는 없지만 전자처럼 심고나 기도를 올릴 때 법신불 사은전에 그냥 '뭐 해주세요'하며 호소하고 간청하는 것은 타력에만 치우치는 기도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힘을 얻지 못할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원불교 <정전> 제3 수행편 9장 심고와 기도에 "사람이 출세하여 세상을 살아가기로 하면 자력과 타력이 같이 필요하나니 자력은 타력의 근본이 되고 타력은 자력의 근본이 된다 하시며 (중략) 자연히 사은의 위력을 얻어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며 낙 있는 생활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할 만한 법신불 사은의 은혜와 위력 즉 타력을 얻어 자력을 키우는 자·타력 병진신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바라기 전에 반드시 자신의 각오와 실천할 내용을 먼저 고백하고 그 위력을 얻도록 기원해야 자·타력을 겸하고 사실적으로 소원을 성취할 수 있는 심고와 기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고와 기도를 통해 스스로 큰 자력을 얻어 개인의 소원 성취만이 아닌 나와 인연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더 나아가 세상 모든 일체생령을 위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

이에 정산종사도 제 몸을 위해서만 빌지 말고 세상과 회상을 위하여 기도를 하면 그 공덕이 훨씬 크다고 했다. 나 하나만을 위한 기도가 아닌 이 회상과 이 우주와 하나 되는 기도를 통해 더 큰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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