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벤쿠버교당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찾습니다. 절, 교회, 성당, 모스크, 교당을 찾죠. 마음의 평안을 위해, 위로받기 위해, 반성하기 위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등등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말입니다.

원불교 교도님들도 교당을 갑니다. 법회도 보고, 점심도 먹고, 때로는 개인적으로 교당을 찾죠. 부담없이 좋은 일입니다. 너무 편하다보니, 변화가 더딥니다. 스스로의 기질변화, 심성변화가 쉽지 않고, 교당 안에서도 불필요한 시비가 발생하며, 심지어 '교당을 뭐하자고 다니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일어날 때도 있죠. 정말 교당은 무엇을 하는 곳이며, 교당을 내왕할 때에는 어떤 심경이면 좋을까요?

교조이신 대종사님께서는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을 통해 그 분명한 지침을 제공합니다. 대종사님에 의하면, 교당을 내왕하는 일은 상시로 수행을 훈련하는 자기훈련과정의 연속입니다.

평소에 '상시응용주의사항'으로 일상의 모든 일들을 훈련 삼아 챙기는 마음으로 정진하다가 교당에 가서 그간의 어떤 깨달음이나 의문, 스스로의 취사 등에 대해서 감정을 받고, 새로운 공부꺼리를 장만해서 실생활에 활용함으로써 끊임없이 마음공부를 이어가고 깊이를 더해가도록 하는 훈련의 연속과정인 거죠.

그러니까 평소 생활할 때에는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하고, '일을 당하기 전에는 미리 연마'하고, '일을 처리한 후에는 그 처리건을 대조하여 하기로 하자는 일과 말자는 일에 그 실행여부를 대조'하며, '여유가 있을 때는 경전 법규를 연습'하고, 경전 법규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생기면 '의두 성리를 연마'하며, 아침 저녁으로는 염불과 좌선을 통해 정신을 수양합니다.

그러다가 때때로 교당에 와서 평소 '지낸 일을 문답'하고, '감각된 바를 감정'받으며, '의심나는 사항에 대해서는 지도인에게 물어서 이해와 깨달음'을 얻고, 법회가 있는 날은 '교당에 와서 공부에만 전념'을 하며, '교당을 다녀갈 때'에는 '어떠한 사항에 감각이 되었는지, 어떠한 의심이 밝아졌는지 그 얻은 바를 점검하여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도록 하고, '정기훈련이 있을 때'에는 '훈련비를 미리 준비하여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는 거죠.

그러니, 교당이란 묻고 배우고 가르치는 집이죠. 우리의 신앙과 수행, 마음공부의 실행에 대해 물어서 감정을 받고, 의문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참 된 이치와 바른 도덕을 배우고 실생활에 활용할 공부꺼리를 제공받아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도움을 받는 학교이자 공익실천을 위한 복의 터전입니다. 교무님이나 다른 교도님들의 행위를 지적하고 시비를 삼는 곳이 아니죠.

관심과 시선의 방향이 우리의 마음을 맑히고 밝히고 실행을 대조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교당과 교화의 의미가 있고, 원불교의 존재 의미가 살아나죠.

교당, 어떤 마음으로 다니고 있나요? 교당생활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요? 혜와 복이 자라나고, 나와 내 주위 인연들의 행복해지고 있나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영생의 행불행에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정말 정신차리고 교당을 다닐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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