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은선 교도/원불교대학생연합회장
원불교 2세기를 맞아 대학생·청년 교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젊은 교도들이 줄어들고 있는 건 수치로 보여지고 있으니까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20년~30년 전부터 해오던 방식 그대로 말이다.

세부적인 방식과 프로그램들은 변했을지언정 교화 방안의 큰 틀은 변함없다. 교화가 중요하다고 외치기 전에 우리는 청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가. 비교도 혹은 종교의 필요성을 느낄 겨를도 없이 사회에서 갈팡질팡하는 청년들을 어떻게 해야 일원의 울타리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나는 저 친구들이 바라는 게 뭔지 알고, 주려고 하는걸까?'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우리의 교화방식은 변화가 없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교화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것만 가지고, 주고 싶은 것만 주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하고 싶은대로', '줄 수 있는 것'은 체계적인 대학생·청년교화모델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 교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각개전투하는 대학생·청년 교화 담당자들이 파편화된 교화를 펼치고 있으니,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걸로만 교화하게 됐다. 대학생·청년 교화는 과학적인 교화 프로그램 없이, 개개인의 노하우에 의존하고 있다.

교화를 하려면 교화대상자에 맞는 교화를 해야하는데 개인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체계적인 교화 모델을 연구하기엔 역부족이다. 지금껏 대학생·청년 교화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인물에만 그 역할을 맡겨왔다. 우선 교화대상자인 대학생·청년 세대에 대한 면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연구·개발을 전담할 교화연구소가 설립되어야 한다. 교단을 전혀 모르는 대학생을 교화하려면 요즘 대학생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교리 중에서 그들의 필요에 맞는 것, 그들의 관점에서 '이거다!'라고 감화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 한다. 교화연구소가 중심이 돼서 교화모델을 제작하고, 교화트렌드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청년, 대학생들의 공간이다. 젊은세대 교화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하는 조직인 '미래세대희망위원회'에서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원불교 청소년, 대학생, 청년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뜻하며, 나름 '소태산미래센터'라는 가칭도 지었다.

우리 원불교 대학생·청년들에겐 언제든지 모여서 부딪치고, 에너지를 나눌 공간이 없다. 공식적인 회의를 할 땐 그나마 사무실이나, 교당 등 갈 곳이 있지만 그 외의 일로 모여야할 때는 카페 혹은 어딘가를 전전해야 한다. 고정된 장소가 없는 불안정성만큼 만남의 지속성 역시 불안정한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작년 9월 1기 수료를 마치고, 지난 5월28일 2기생을 배출한 '원불교 대학생리더십스쿨'은 준비할 때마다 장소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다. 3개월 동안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를 '빌려야'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스쿨을 기획, 진행하는 청년TA들은 수강생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과 분위기의 공간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을 지니고 있다.

청소년·대학생·청년 문화복합공간이 생긴다면 그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스터디할 곳이 부족해서 돈내고 스터디 카페를 가는 학생들에게 스터디룸을 제공할 수도 있고, 작은 공연장에서는 인문학 강연과 공연을 열 수 있다. 교도, 비교도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공간이 되는 것이다. 원불교대학생연합회와 청년연합회 정기 행사와 원불교동아리 훈련, 대학선방 단별 모임, 학사운영 등을 할 수 있는 고정적인 장소의 역할도 될 수 있다. 청년들에게 항상 찾아갈 수 있는 '우리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건 더 많은 활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원불교 청년 문화를 태동시킬 것이다. 이런 문화 공간에서 여러 강좌를 운영하면 일반인 교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타강습반, 캘리그라피, 사진반 등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는 수업들과 학교생활과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강좌를 제공할 수 있다. '쉽게 배우는 프레젠테이션과 엑셀', '청중을 사로잡는 발표법', '면접 스킬' 등 개인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것엔 관심 없는 요즘 청년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다.

이제는 대학생·청년에게 체계적으로 다가가야할 때가 왔다. '잘 챙겨주면 오겠지'라는 방법은 세태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미래지향적인 교화모델이 될 수 없다. 대학생·청년이 우리 원불교의 미래가 될 수 있게 끌어안을 '방법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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