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기정교 교도/대구교당
원기101년 4월27일 오후7시에는 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3654일 계속된 10년 기도가 끝나는 날이었다. 그동안 오직 적공과 신념으로 법동지들과 함께 열심히 달려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무사히 지내온 10년 세월을 되돌아보며 자신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60대 초반에 시작한 기도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오늘에 이르니 감개무량하다. 지난번에 딸이 "어머니가 매일 기도하면서 10년 기도란 말을 주문처럼 했는데 이제 그 날이 되었네요"라고 말하며 축하해 줬다. 딸도 이제는 30대를 훌쩍 넘어서 40대 중반이 되어 오늘도 기도 생활과 함께 교당의 주인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는 집에서 기도생활을 하고, 10일마다 교당에서, 그리고 교구별 릴레이기도에 꼭 참석했다. 대구지역 교당들이 거의 골목길을 끼고 있어서 찾아가는 데 애를 먹었다.

남편도 10년간을 집이나 교당에서 줄기차게 기도하고 줄곧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감동스럽고 존경하는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리고 더욱 기도를 통해 낮은 자세로 봉공생활과 감사생활은 물론 겸손과 공경을 생활화해야겠으며 작은 정성이지만 교당의 유지비에도 더욱 신경을 쓰려고 한다.

10년 기도 기간 동안에는 크고 작은 변화도 있었다. 그동안 안으로는 며느리 사위도 맞이하고 손자손녀들도 함께 좋은 인연이 되어 부모님을 비롯해 4대째 자랑스러운 일원 가족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우리 부부 모두가 건강검진으로 각각 간암과 신장암으로 판정을 받아서 투병 생활을 했을 때 기적같이 조기 발견되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한 번 없이 수술만으로 힘든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는 것에 대해 사은에 뜨거운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이 모두는 끊임없는 기도의 위력 덕분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5년간 항암제를 먹는데, 음식과 운동으로 극복했다. 기도의 원력으로 좋은 의사,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간암과 신장암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게 오는 암이다.

또 지난 4월25일에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거행된 한국 근현대 100년의 어둡고 힘든 영혼들에게 해원·상생·치유·화합의 천도재에 독경반으로 참여했다. 이어서 5월1일에는 내 생애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에도 독경반의 일원으로 참석해 감격의 기쁨을 함께 했다.

10년 기도를 했으니 남편이 독경반에 참가해 보라는 권유로 신청하게 됐다. 대구경북교구에서는 나와 몇 분이 참가했다. 72세의 나이에 반나절이 넘는 시간을 대중과 함께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다. 어지럼증이 생겨나서 잠시 쉬기도 했지만 '내 생에 한번'이라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독경반에 참여했다. 그것을 본 남편은 "참 대단하다. 너무 잘했다"고 격려해, 일생 남편에게 듣지 못했던 칭찬을 들었다. 요즘은 그 일을 계기로 남편에게 "고마워요. 감사해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서로가 불공의 대상이 된 것이다. 기념대회를 마치고, 꿈을 꿨다. 온통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데, 키가 하늘까지 붙어 있었다. 하도 이상해 부산에 사는 큰 딸에게 전화해 꿈 이야기를 전했다. 큰 딸이 "영가들이 어머니의 천도 정성에 감응해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다"고 해몽을 해준다.

대산종사도 교단 100주년에 대비하는 길은 공부로 준비하라 했고 결국에는 자신성업봉찬을 통해 교화대불공하는 길이 참된 것임을 깨달았다.

이렇듯 자신성업봉찬은 끊임없는 기도와 훈련(정기훈련과 상시훈련)으로 용심법(用心法)을 연마함에 있다고 생각하며 아울러 이제는 자신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마음으로 수행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성업봉찬이란 거룩하고 성스러운 부처님 사업을 받들고 찬송한다는 뜻이기에 자신이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자신의 성업봉찬을 통하여 부처가 되며 나의 인연들도 더불어 부처가 되어 결국에는 제생의세의 길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우리의 서원이며 모두의 소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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