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벤쿠버교당
살다보면, 두렵거나 외롭거나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뭔가 마음이 복잡한데, 해결할 길은 모호한 일들이 있죠.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혼란스럽거나 정신 집중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한가하고 고요한 심경에 머무르고 싶을 때도 있죠.

이 모든 상황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고, 꽉 붙잡아서 더 이상 흔들리지도, 요란하지도 않게 평온으로 인도할 부처님이 한 분 계십니다. 절대 먼저 알아서 오는 법은 없고, 불러야 오시죠. 어떤 중생이라도 단 한 번만 그 이름을 부르면 죽어서 서방정토극락에 태어나게 해주리라는 원을 세우신 분입니다. '무량광불' '무량수불'이라고도 하며 모든 고통이 끊어진, 오직 즐거움만 있는 '서방정토극락'에 계시죠. 바로 '아미타 부처님'입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 즉,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염불문구를 외우면 아미타 부처님의 신력에 의지해서 서방정토극락에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원불교에서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염불을 합니다. '천만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고, 순역의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신수양의 한 방법이죠. 아미타불을 부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자심미타' 그러니까 우리 마음의 본래 부처님을 발견하여 '자성 극락'으로 돌아가기를 목적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원래 생멸이 없으므로, 무량수(無量壽)라 할 수 있고, 그 가운데 소소영령하여 어둡지 아니한 지혜로움(覺)이 있으니 이를 일러 '자심미타'라 하고, 우리의 자성이 원래 청정하여 죄복이 돈공하고 고뇌가 영멸하여 변함이 없는 '자성극락'이므로, 염불하는 사람이 이 이치를 알아서 생멸이 없는 각자의 마음에 근본하고 거래가 없는 한 생각을 대중하여, 천만가지로 흩어지는 정신을 오직 미타 일념에 그치며, 순역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무위 안락의 지경에 돌아오게 하는 공부"인 거죠.(〈정전〉, 제3편 수행편, 제3장 염불법)

염불을 할 때에는 "1.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고, 기운을 안정하며, 몸을 흔들거나 경동하지 않습니다. 다리가 아플 때는 조용히 자세를 바꾸어도 됩니다. 2. 음성은 너무 크게도 작게도 말고 오직 기운에 적당하게 합니다. 3. 정신을 오로지 염불 문구에 집중하여 염불 구절을 따라 일념을 챙겨서 일념과 음성이 같이 연속되게 합니다. 4. 천만 생각을 다 놓아버리고, 오직 한가한 마음과 무위의 심경에 머뭅니다. 불필요한 상상이나 억지로 무슨 형상을 그려내지 않습니다. 5. 마음을 붙잡기 위하여 염주을 세는 것도 좋고 목탁이나 북으로 운곡을 맞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6. 무슨 일을 할 때에나 기타 행주좌와 간에 다른 잡념이 마음을 괴롭힐 때에는 염불로서 잡념을 대치함이 좋지만, 만일 염불이 도리어 일하는 정신에 통일이 되지 못할 때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7. 각자의 심성 원래를 반조하여 분한 일을 당하거나, 탐심이 일어날 때, 순경에 끌릴 때, 역경에 끌릴 때 염불로서 안정시키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염불의 진리를 아는 사람은 염불이 백천 마구니를 항복받을 수 있으며, 일념의 대중이 없이 입으로만 하면 별 효과가 없으나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일념의 대중이 있고 보면 삼매(三昧)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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