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이 완공될 즈음 편의시설의 명칭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 가운데 2층 대각전을 드나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로비의 이름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군종생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법회 시간을 통해 카페 명칭 공모전을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얼마나 응모할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2주간 다양한 명칭이 접수됐다.
마음공부로 마음을 움직이는 원불교라는 뜻의 '동심원(動心圓)', 원불교를 차에 담다는 뜻의 '다원(茶圓)', 원불교의 가르침을 행위로 실현하다는 의미의 '원ː하다', 생각이라는 순우리말의 '혜윰' 등 원불교와 마음공부의 의미를 담은 이름이 주를 이뤘다. 이외에도 원불썸플레이스, 일원인어스, 붓다벅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이름을 딴 명칭도 눈에 띄었다. 자체 심의를 통해 10여 편의 응모작을 선정해 투표에 부친 결과 '카페 소태산'이 최종 선정됐다.
로비는 평상시 휴게실과 응접실로 사용하고 종교적으로는 성과 속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카페 소태산'이 적격이었다. 카페와 소태산이라는 두 단어만으로도 공간의 용도와 성격이 드러나 있으니 말이다.
교당 완공 후 로비에 '카페 소태산' 간판을 달자 예회 전후뿐 아니라 일과시간에도 담소의 장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카페 소태산'을 이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외진 곳에 위치한 교당의 단점을 카페로 극복하게 되었고, 소태산 대종사라는 단어가 생소한 이들에게 소태산 대종사를 브랜드화 하는 데 성공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그 일등공신이 누굴까 생각하면 다름 아닌 교당을 찾은 생도들이었다. 생도들이 낸 수많은 의견 가운데 생도들의 투표를 거쳐 탄생한 '카페 소태산', 머지않아 육군사관학교의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조경원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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