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대재를 모시고 연이어 현충일을 보냈다. 유월은 교단이나 나라나 추모의 달이다. 6월 6일 현충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와 대전 국립 현충원, 부산 유엔군 묘지 등에는 추모 인파의 물결이 종일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어느 새 66년, 기나긴 세월이 흘렀다. 전쟁의 상처는 피해 가족을 중심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지만, 전후 세대나 피해 가족이 아닌 사람들은 강건너 불보듯 무감각하다. 일제 치하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어간 순국선열들에 의해 되찾고, 호국 용사와 전몰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온 이 나라이다. 경제적으로 잘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부는 소수의 특권층이 누리고, 빈곤으로 인해 편할 날 없는 서민층이 종다수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언제가 되어야 가진자들이 어려운 사람들의 세정을 살피는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전쟁의 참화에서 아버지를 잃고 어렵게 한 평생을 살아온 아들이 노인이 되어 국립묘지를 찾아 오열하는 모습이 방송되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다. 어디 그 사람 뿐이겠는가. 주위에는 실상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 아픈 상처를 일일이 드러내지 않고 살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쟁은 중단된지 오래지만, 전쟁의 상흔은 처절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영방송에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나온 인천의 이경종 학도의용대 참전 용사의 사연은 참으로 깊은 감동이었다. 전쟁의 참화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주인공이 죽어간 전우들을 기리며 인천 학생 6.25참전관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역사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었다. 치과의사인 아들은 참전관 마련과 운영을 돕고 있는 큰 효자였다. 효도가 병들어 가는 이 시대에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교단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원불교의 발전상은 선진들이 물려준 유산이다.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를 중심으로 창업기 선진들은 그야말로 단심 혈성으로 이 교단을 세우고 키워왔다. 전무출신들은 사가의 흥패를 불고하고 공중의 발전을 위해 무아봉공을 했다. 재가 거진출진들도 교당에서 주인 역할을 하며 교무들을 도와 오늘날 교세의 발판을 다졌다.

소태산 대종사만 하더라도 그 부인인 십타원 양하운 대사모가 겪은 고생은 모든 종교가 본받아야할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사가를 돌보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 논밭에 나가 일을 하며 자녀 양육 등 가정사를 책임졌던 것이다. 정산종사, 주산종사는 물론 창업기 선진들의 가족이 겪은 고생과 헌신은 참으로 눈물 겹다. 오늘날 교단 발전의 원동력과 밑거름이 다 창립기 선진들과 그 가족들의 피와 땀이다.

유월 추모의 달을 보내며, 우리는 나라와 교단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 장병, 창업기 선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존숭하고 추모하며, 정신을 이어 받아 이 나라를 살기 좋은 선진국으로 만들고, 이 교단을 미래 인류를 구원할 대도정법 회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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