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경원회
교화는 꾸준한 기다림

▲ 경원회는 매주 목요일 커피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카페를 운영해 교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소통·힐링·봉사·행복으로 교단 홍보 활동에 힘을 내고 있는 경북대 원불교 동아리를 찾았다. 백호관 612호, 매주 목요일 이곳에서는 커피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힐링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경북대 재학생이라면 오후1시~오후5시까지 이곳에서 무료로 커피를 마시거나 공부를 할 수 있다.

6층에 위치한 만큼 넓은 창으로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인형 소품들과 편안한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일원상이 벽 중앙에 걸려 있고, 〈원불교전서〉가 놓인 책장이 자리한 것 외에는 분위기 좋고 쾌적한 여느 커피숍과 다르지 않다. 이곳을 한번이라도 방문한 학생들은 힐링을 얻기에 충분한 장소라고 입을 모은다.

평소 비어있는 시간이 많았던 경원회 동아리방은 지난해 말부터 인연있는 학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차를 마시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기계공학과 4학년 김기업 학생은 "교무님이 커피를 주는 목요일은 물론 평일에도 자주 찾아와 머물다 돌아간다"며 "학생들이 처음 이곳에 문을 열고 오는 것이 힘들지, 한번 오게 되면 자주 찾게 될 만한 장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계학과 김태호 학생도 최근에 이곳을 자주 찾는 멤버다. 전북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그는 전원회(전북대 원불교 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경원회를 찾았다. 경원회 동아리방은 아직 많은 학생이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빈 공간에서 벗어났다.교단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던 경원회는 올해부터 종교색을 살짝 뺀 상태에서 활동하기로 했다. 대신 교단의 정신이 포함된 봉공과 사요를 실천하며 약자를 배려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올해 3월 경원회는 대구경북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 교무들과 신입생유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단의 존재와 활동을 알렸다. 4월 대각개교절에는 도서관 앞에서 샌드위치 나누기를 시행해 학생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5월 가정의 달에는 보은활동을 기획했다. 경북대 내에서 청소 일을 하는 130명의 직원에게 감사와 보은을 전하는 행사를 준비했으나, 직원들의 사정으로 9월로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 경원회는 이들에게 보다 더 알찬 프로그램과 선물을 준비해 보은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교구 내에서 유일한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펼쳐오던 경원회는 지난해 위기를 맞았다. 이종신 전임회장이 코스모스 졸업으로 학교를 떠난 것이다. 그럼에도 대구경북교구와 박성근 담당교무는 경원회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운과 정성을 모았다. 교구의 지원으로 기존 동아리 방을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작업도 시행했다. 또한 대학교 내 활동공간을 제공받은 경원회가 보은의 의미로, 이왕이면 경북대 모든 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쉴 수 있는 카페 공간을 마련하고 열린 공간으로 제공했다. 처음부터 학생들이 쉽게 찾아오지 않았지만, 반가운 변화가 일어났다. 카페 분위기가 좋아서일까. 교단을 모르거나 멀리하던 학생들이 서서히 경원회 동아리방을 찾기 시작했다. 경원회가 다시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 휴학생으로 경원회 활동을 돕던 임윤정 학생이 올해 경북대 3학년으로 편입해 경원회 회장을 맡았다. 그는 "경북대에 오게 됐는데 원불교 동아리 방이 멋지게 꾸며져 있고 열정있는 교무님이 있어서 더욱 기뻤다"며 "동아리방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것은 물론 소속감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 경원회와 대구경북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가 3월 교내에서 동아리 신입생 유치활동을 통해 교단을 홍보했다.
동아리방 개방이 학생교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곳을 찾아와 명상과 공부를 하던 대현교당 전선아 학생은 미래 꿈을 향한 발걸음을 적극적으로 옮기고 있다. 동아리방에서 공부를 하던 대학생과 인연이 되어 학습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이들은 멘토와 멘티로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교 내 동아리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박성근 교무는 "대학교 내 동아리 한 곳이 일반 교당 짓기보다 어렵다는 의견에 마음을 바꾸고 교화 방법을 연마하게 됐다"며 "지금처럼 대학생들이 동아리방을 찾게 되면, 자연스레 교단도 알게 되고 나아가 교화도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공의 열매를 거두기까지 교화는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한다. 여러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미래의 회원을 기다리며 천천히 꾸준히 교화대불공을 실천하는 경원회의 화려한 부활이 기대된다. 대학교 내 법당으로 일컫는 원불교동아리방. 대학 내 동아리방(교우회)이 있지만 군 입대와 학업 등으로 활동이 주춤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곳이 많다.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이곳에서 법회를 보거나 교단의 교법과 활동을 홍보하는 등 실질적인 교화활동을 펼치기 쉽지 않다. 학업과 취업이라는 현실 문제에 부담이 많은데도 교우회 활동에 적극적인 청년 대학생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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