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의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자"

▲ 훈산 윤신택 중앙교구 교의회 의장은 청소년 교화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보다 교단 발전을 염원하고, 교화를 위해서라면 열일 제쳐두고 합력해 온 (주)제일건설 윤여웅(67·법명 신택) 대표이사. 그는 교단 건축 분야는 물론 교구, 지역교당까지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크고 작은 보시(布施)를 해 왔다. 그의 교화에 대한 지원활동은 폭넓고 깊지만 특히 청소년 교화에 대한 열정은 교화자 못지않게 뜨겁다.

(주)제일건설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교단의 미래는 청소년 교화에 달려있다"며 "재가출가 교도들이 교단의 최우선 과제에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훈산학원(우석고·전북여고·전북중)의 예를 들며 "청소년 교화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이 시대는 교법에 바탕한 인성교육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 내내 '반드시', '꼭'이라는 부사를 연거푸 꺼내며 원불교 2세기 교화의 성공을 염원했다.
▲ 제일건설이 평택시 삼성전자 공장과 7분 거리에 짓고 있는 797세대의 원곡제일오투그란데 조감도.
- 기업 경영과 교화에 대한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가

열정의 원동력은 아무래도 매일 거르지 않고 하는 심고와 기도, 마라톤이라 생각한다. 새벽4시30분에 기상해서 심고와 기도 후에는 반드시 마라톤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있다. 매일 하는 마라톤(5km~10km)은 나의 유일한 취미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장소를 옮겨서라도 조깅은 꼭 한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을 정도로 일과에 맞춰 살고 있다. 마라톤은 내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는 계속할 것이다.

- 특별한 가르침도 받았다고 들었다

삶에 대한 열정은 아마 대산종사께서 내려준 '천수(千修) 만수(萬修) 무량수(無量修), 천연(千硏) 만연(萬硏) 무량연(無量硏), 천행(千行) 만행(萬行) 무량행(無量行)'의 법문에서 비롯된 것 같다.

당시 대산종법사로부터 너무 많이 듣고, 받든 법문이다. 한두 번 해서 바로 되는 것도 있지만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라는 말씀이셨다. 챙기지 않아도 저절로 될 때까지 적공하라는 이 법문은 이제 나에게 습관으로 몸에 체화됐다. 회사를 경영하다보면 여러 가지 난제들이 참 많다. 하지만 늘 이 법문을 연마하면서 정당한 목표를 정한 뒤에는 반드시 성공할 때까지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열매,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

교단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광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교단적으로 가장 시급한 일이 '군종승인'과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였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교단이 군종승인을 받는데 대학 책임자로서 발 벗고 나섰고, 승인 이후에는 군 첫 교당이라고 할 수 있는 논산 육군훈련소 원광대학교 다목적강당(2006.5.23 기공)을 완공했다. 법학전문대학원도 우여곡절 끝에 원광대 유치에 성공했다. 이면의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이 스승께서 호념해 준 덕분이다.

- 쉽지 않은 교단적 난제를 해결해 줬다

큰일을 하려면 항상 교도로서 위로는 종법사님을 비롯해 스승님들의 말씀을 꼭 받들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일심으로, 오롯하게' 전념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으로, 목표가 세워지면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원불교를 위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념이다.

- 요즘 교단은 젊은 세대 교화가 화두다

먼저 출가교역자 지원자가 줄어든 인력수급의 어려움 속에서 학교법인 훈산학원에 교무를 파견해 줘서 감사하다. 국가의 장래는 청소년에게 어떤 교육과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원불교의 미래 또한 청소년 교화를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늘 관심을 갖고 후원하고 있는 곳이 청소년 교화다. 중앙교구가 주관하는 청소년 행사에 매년 1천여만 원을 후원하고 있고, 특별행사(교화 워크숍 등)에 별도로 지원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 장학사업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원기98년에는 당시 김성효 전북교구장이 교구 청소년 교화를 위해 장학금을 요청해 훈정장학재단을 통해 1천만 원을 후원했다. 영산선학대학교에도 매년 5백만 원씩 장학금을 보낸다. 이것이 다 미래교단을 위한 인재양성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인재가 교단에 들어와야 오만 년 대운을 열 수 있지 않는가. 2005년 5월 설립된 '훈정장학재단'(훈산 윤신택·정타원 송정연 수위단원 법호)은 훈산학원 인재양성을 비롯해 교단 인재개발에 정성을 다해 왔다. 특히 훈산학원의 700여 명 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과 해외 연수를 보냈고, 교직원 300여 명에게도 해외 교육연수를 보내는 등 교육적 소양을 기르는 데 투자를 많이 해 왔다고 자부한다. 15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원한 셈이다. 이런 미래 지도자에 대한 투자는 헛된 사업이 아니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모른다'는 속담처럼 훗날 나의 교육관은 반드시 증명될 것이다.

- 훈산학원이 설립 12주년을 맞았다. 기업가를 넘어 교육경영자로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데, 주창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요즘 청소년들의 꿈은 다채롭고 개성도 강하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가는 열정이 약하다. 자신의 꿈이 반드시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주변 환경을 스스로 개척해 가야 한다. 미래의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언제나 스승과 제자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대화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적합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본다.

바쁘지만 틈틈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꿈을 이루는 6일간의 수업〉에서 조우석 작가(하버드대학교 졸업)는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을 받고도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다. 하버드는 실력이 조금 못해도 인성과 리더십이 뛰어난 '인성 엘리트'를 선호한다"고 적혀 있더라. 최근엔 기업도 스펙보다는 '인성을 중시하는 추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입사원 채용 시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이후에 직무역량면접과 인성면접으로 나눠 최종 평가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교육 사업이 아니라 '교육은 봉사'다 라고 자주 말하곤 한다. 사업은 대가를 바라지만 봉사는 대가 없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책임지고 있는 학교에서 이왕에 봉사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확실하게 하자는 신념이다. 마음공부 잘해서 심보를 잘 쓰는 사람, 인성이 훌륭한 사람, 그런 사람이 세상의 주인, 리더가 되게 해야 한다.

- 교직원들에게 특별히 하는 주문은

'주인은 불만이 없다. 이왕에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주인의 마음으로 하자'고 평소 교직원들에게 강조하곤 한다. 주인은 자신의 모자람을 탓할지언정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주인정신이 학교를 바꾼다. 그리고 역지사지(易地思之)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늘 부모의 마음으로 또는 형제·자매의 심정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면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면 안되는 것이 있겠는가? 주인의식과 책임감, 그리고 서로의 입장을 바꿔보는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고 주문하고 있다.

- 교립학교 못지않은 훈산학원의 교화가 궁금하다

학원을 설립했던 12년 전만 해도, 원불교를 신앙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은 거의 없었다. 또한 학원 산하 3개 학교에서 법회를 운영했지만 담당 교무의 이동 등으로 교화의 부침(浮沈)이 있었다. 대부분 학생과 교직원들이 종교가 달랐기 때문에 더 많은 공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원불교 입교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는 3개 학교가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정례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과과정(특히 방과 후 수업)이나 행사 등으로 애로사항이 아주 많다. 하지만 '법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저녁 공양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교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도 이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있다. 이렇게 앞장서서 교화의식을 불어넣으니, 박영천·서의진 교무가 적극적으로 교화와 법회를 잘 이끌어 가고 있다. 법회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 교립학교가 아님에 불구하고 더 교립학교 같은 교화 환경을 만들었다. 교내에 법당을 만들고 교무 파견도 받는 등 교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법이 인재양성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원불교는 마음공부 하는 곳이다. 즉 심보를 고쳐서 올바르게 살도록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법은 좋은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핵심 가치다. 정산종사는 "교육은 세계를 진화시키는 근원이요 인류를 문명케 하는 기초니, 개인·가정·사회·국가의 성쇠와 흥망을 좌우하는 것이 교육을 잘하고 잘못함에 있다 할 것이니라"고 법문하셨다. 이 법문을 학교 본관을 건축할 때 표지 석에 새겨 놓았다.

기초가 튼튼해야 안전한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사람도 기본이 잘 다듬어진 사람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기본이 잘 된 사람 즉 '인성이 바른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 '인성이 바른 사람'을 양성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장 기본적이며 중한 일이다.
▲ (주)제일건설 윤여웅 대표이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훈산학원 산하 전북여자고등학교의 아름다운 교정.
- 훈산학원을 아름다운 학교로 탈바꿈시켰는데

인성이 훌륭한 인재양성에 관심을 두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학교'를 지향하게 됐다. 훈산학원의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원을 설립했던 12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그 결과 우리 학교를 방문하는 외부인들은 학교 전경이 '참 예쁘다. 참 편안하다'고 말한다. 보는 사람마다 '참 아름다운 학교'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성을 드려왔다.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훈산학원에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면 최소한 다섯 번 정도는 왕래하면서 조경을 디자인하고 자리를 정해 심었다. 그렇게 훈산학원의 교육동산은 '사계절 꽃이 피는 학교,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학교, 희망이 현실이 되는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원100주년기념대회가 끝났다. 허탈해 질 수 있는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한 말씀

이제 기념대회가 끝났으니 원불교 100년의 역사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근본정신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대종사는 구도·대각·전법의 과정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난을 겪었지만 스스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셨다. 우리는 100주년기념대회의 성과에 만족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기본(신앙·수행)에 충실한 원불교'가 되었으면 한다. 개인적인 적공에 더욱 철저하면서도 사회적인 약자를 보듬는 성불제중의 서원을 굳건히 해야 할 것이다. 결국 기본에 충실하면 교화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무들은 교도들의 마음에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은 원불교 밖에 없구나, 오직 우리 교무님과 함께하면 모든 일이 잘 되는 구나'라는 신념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교화는 사람의 신심을 잘 살려내는 것이다. 교도들의 신심이 살아나면 교무들은 방향만 잘 잡아주면 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경산종법사께서 우석고등학교 본관 준공식 직전에 다녀가며 휘호를 '성(誠)'으로 주셨다. 우리 학원 회의실에 표구해서 걸어 놓고 오는 사람들에게 자랑 삼아서 법문의 뜻을 전하곤 한다. 나는 이 법문을 경산종법사를 모시는 마음으로 항상 새기고 있다. '성'의 뜻과 같이 사업과 공부에서도 일천정성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나를 포함한 교도들은 청소년 교화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 학원의 청소년 교화를 성장시켜 전무출신을 반드시 배출하도록 하겠다. 청소년 교화는 출가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재가출가 남녀노소가 함께 나서야 할 부분이다. 함께 터놓고 고민하자.

더불어 내가 경영하는 전북중·전북여고·우석고를 전북지역을 대표하는 학교로 키울 계획이다. 물론 지금도 여러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명문사학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


윤여웅 대표이사는

원기62년(1977) 원불교에 입교
원기73년(1988) 제일건설 창립 이후 30,000여 세대 아파트 시공
원기76년(1991) 대호법 법훈 서훈
원기90년(2005) 학교법인 훈산학원 설립
원기91년(2006) 원광학원 9대 이사장 취임
원기94년(2009) 금탑산업훈장 중국 천지사회과학원 명예교수 추대
원기98년(2013) 제6회 한국범죄피해자 인권대회에서 대통령상 수상
원기100년(2015) 사학육성공로상 봉황장
원기101년(2016) 중앙일보 주최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사회책임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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