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김종환과 리아킴은 조은형 제작위원이 진행하는 라이브공감은 진솔한 매력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WBS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와 청취자를 만나는 목소리가 누굴까.

라디오에서 일원상서원문 독경을 안내하는 진중한 목소리이자 10년동안 우리들의 밤을 지켜준 목소리. WBS 간판 DJ이자 교단의 신심깊은 교도 조은형 제작위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런 그의 얼굴을 WBS TV에서 가수들의 공연과 함께 볼 수 있는 '라이브공감'의 탄생은, 십수년동안 그와 '조은형의 가요세상'을 아껴온 팬들에겐 오아시스와도 같은 기쁨이었다.

라디오 '가요세상' TV편 '라이브공감'

조은형 제작위원은 교단의 몇몇 무대에서는 간혹 볼 수 있어 우리에겐 친숙해도, 라디오 너머 대부분의 청취자들에게는 궁금함의 대상이었다.

원음방송 창립 멤버로, 밤10시~12시 '조은형의 가요세상'을 이끌어온 그는 원기98년11월 6천회를 넘기고 7천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팬들이 곧 WBS 원음방송 역사와 함께한 원조팬이며, 팬클럽까지 생겨 청취자들과 소통했던 DJ다. 그런 '가요세상'이 TV라는 날개를 달고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1시와 밤11시, 토요일 새벽4시에 방송되는 '라이브공감'은 WBS 라디오의 '조은형의 가요세상(오후2시~4시)'의 수요일 코너에도 방송되고 있다. 라디오로도 듣고, TV로도 볼 수 있는 양방향 방송으로, WBS 에서도 '몸건강 마음건강'과 함께 단 두 개 뿐인 방송 형식이다.

하나뿐인 작가, TV국과 함께 만드는 방송

"가수들을 초청해 라이브를 듣다보면 라디오로만 내보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는 조은형 제작위원이 보이는 라디오를 시도한 것이 '라이브공감'의 시작이었다. "조은형이 섭외 못하는 대한민국 가수가 없다"고 알려진만큼, '라이브공감'에는 배일호, 김혜연, 문희옥, 박상철, 김용림 등이 다녀갔고, 진성 등 긴 무명을 벗어난 가수들도 대기중이다.

"'라이브공감'은 우리나라 대표가수 100명을 대상으로 생각했다"는 그는 "여기 없으면 대표 가수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엄선한 100명 리스트를 만들어 현재 30명 정도가 함께 했다"고 말했다. '라이브공감'은 좁고 제한적인 보이는 라디오로는 한계가 있던 차, 메인 스튜디오로 옮겨 녹화 품질 및 콘텐츠 수준을 높였다.

"라디오를 하다 TV로 채널을 넓히다보니 많은 부분들에서 신경을 써야했다"는 그는 의상이나 분장보다도 섭외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얼굴 보이는 TV를 선호하지만, 이른바 옛날가수들 중 몇몇은 라디오만 고집하기도 한 것이다. 제작 면에서도 어려움은 있었다. 본래 라디오국 국장으로 WBS 원음방송 살림을 잘 알았던 그는 제작 인력이며 비용을 최대한 아끼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보통 라디오 가요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작가만 하더라도 보통 3~4명이 붙는데, 우리는 '가요세상'을 송승현 작가 혼자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TV로 채널을 넓히는 것이다보니 '라이브공감'의 멘트도 같이 써주며 고생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으로 TV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송 작가 뿐 아니라 TV국의 이상흡 본부장, 노윤구 TV국장, 김종근 기술국장을 비롯한 각 프로그램 PD들의 협조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보통 녹화 현장은 흡사 TV국의 어벤져스팀처럼 꾸려지기도 한다.

이렇게 베테랑들이 모이다보니 "1시간 방송인데 녹화를 1시간 내지는 1시간 5분 정도 한다"는 거짓말같은 현장이다. 리허설도 가수들이 한곡 정도 하고 바로 녹화 시작, 6~7곡의 라이브공연을 포함한 1시간 분량의 녹화가 슛 하나로 완성된다. 미리 질문지야 준비하지만, 순간순간 돌발적인 발언이나 상황에 대해서는 조 위원이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스탭들이 가장 편안하게 가수 공연 온 듯 참여하다보니 '메인 스튜디오에서 하는 녹화 중 가장 쉽고 즐거운 방송'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관객없는 라이브, 밀도있는 토크가 매력

그러나 관객없는 MR반주의 라이브, 진행자와의 밀도있는 토크는 수백 수천번의 무대경험이 있는 가수들에게도 쉬운 조건이 아니다.

14일 33회분 녹화를 함께 한 가수 김종환은 "열린음악회 10번은 한 것 같이 힘들다"며 "압축된 공간 속에서 노래도 토크도 하다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긴장이 됐다"고 고백했다. 사랑을 위하여, 존재의 이유, 백년의 약속 등 연이어 히트곡을 내고, 원기98년 데뷔30주년 앨범을 내놓기까지 한 자타공인 프로 싱어송라이터의 고백으로는 뜻밖이다. 그만큼 꾸밈없는 가수의 노래와 삶이 '라이브공감'에는 여실히 담기는 것이다.

실내 스튜디오인데다 패널도 없는 대화이다보니 겉치레가 아닌 솔직한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 '라이브공감'의 또다른 매력이다. 김종환과 함께 녹화한 가수 리아킴은 그의 딸이자 샛별같이 떠오르는 신예 가수로 '라이브공감' 녹화를 마친 뒤 "우리들끼리 같이 노래하고 음악 이야기하며 다정하고 친밀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프로가수인 아버지는 긴장한 반면, 신인가수인 딸은 재미있었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화려한 기술이나 유명한 패널이 없어도 진솔하고 무게감 있는 가수와 노래가 묵직한 정공법을 쓰는 '라이브공감'이야 말로, 최근 각광받는 1인방송이나 다큐형 예능에 가깝다.

'라이브공감'의 이런 매력 덕분에 토크 역시 예쁘게 포장해 겉돌기보다는 가감없는 속내가 드러난다. 20회~21회에 출연한 남진은 "얼마 전 신곡을 냈는데 잘 안됐다"고 운을 뗀 뒤, "요즘에는 노래 못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지 않나. 이제 한국 성인가요는 듣기 좋고 누구나 함께 부르기 쉬운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조은형 제작위원은 십수년동안 매일 가요를 선곡하고 내보내며 한국 성인가요의 흐름을 읽어왔다. '라이브공감'에서는 바로 그 내공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WBS의 방송교화 이끄는 주인정신

조은형 제작위원은 젠틀하면서도 구수한 음색 뿐 아니라 가사와 의미가 좋은 노래들의 선곡과 내노라하는 가수들의 출연으로 늘 화제와 감동을 전해왔다. 더 자극적이며 더욱 선정적으로 변하는 방송계에서도 늘 따뜻하고 긍정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이 '라이브공감'에 담겨있다.

"나 자신이 긍정적이어야 모든 멘트를 따뜻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든 '아니오'보다는 '네'를 먼저 하려고 노력하고, 늘 먼저 웃고 먼저 감사하며 살려고 한다." 20년 가까워오는 '가요세상' 내공으로 일을 쉽게 하기도 하련만, 그는 오히려 더 마이크 앞에서 더욱 가다듬고 더 조심한다. "WBS에 출연하며 나와도 만나지만 교단과도 인연을 맺는다. 이 한두 시간 방송이 가수가 갖게 되는 원불교 이미지이자 인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는 그는 WBS가 추구하는 방송교화의 가장 선두에 서있다.
▲ 젠틀한 음색의 진행이 매력적인 라이브공감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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