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성업 기념대회를 성공리에 마친 교단의 주된 관심사는 교화에 있다. 세계교화를 위해 확보한 거점 교당을 중심으로 양적교화와 더불어 교도들의 공부·사업간 질적 향상을 목표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앙총부에서 '교역자 인력수급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이란 주제로 원불교 중앙총부 정책연구소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공동 주관으로 혁신세미나를 가진 것도 이러한 방향 모색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원불교 교화의 양대 축은 재가출가 교도이다. 출가교도는 전무출신(專務出身)으로 호칭하는 바, 글자 그대로 교단의 발전과 세상의 유익을 위해 심신을 온통 바쳐 공도에 무아봉공하는 특별한 서원을 가지고 교역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에서 수년의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재가교도는 거진출진(居塵出塵)의 표준을 가지고 가정과 사회 활동을 하면서 교단의 발전에 여력이 닿는 대로 합심합력하는 일반신도들이다.
원불교는 출발부터 재가출가의 차별을 타파하고, 공부와 사업간에 그 공적에 따라 차등없이 예우하는 유공인 대우법을 두고 있으며, 열반후에는 영모전 사당에 공적에 따라 입묘를 시켜 영원한 세상을 통해 합동 향례를 올려 공도자 숭배를 하고 있다.

원기 101년 현재 생존해 있는 전무출신은 2천여명이며, 퇴임자를 제외한 현직은 1천5백여명이다. 그러니까 만 68세로 정년 퇴임을 해서 원로수도원에서 정양하는 원로교무가 5백명에 달한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무출신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상이다. 청소년교화가 부진해서 전무출신 발원자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황금만능, 물질만능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아봉공의 고귀한 서원을 세우고 전무출신을 나서기가 어디 용이한 일이겠는가? 결혼이 자유로운 남자 전무출신의 경우에는 자녀를 양육하며 가정경제를 영위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적은 용금으로지원자가 많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리라. 여자 전무출신의 경우, 결혼은 차치하더라도 머리 모양과 검정 치마, 흰저고리의 조선시대 한복을 고수하는한 젊은 세대가 전무출신을 즐거이 발원할 수 있겠는가?

전무출신은 결혼의 유무나 머리나 의상의 외양에 좌우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소태산 대종사가 창교한 교리정신이 가치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종국에 가서는 여성 전무출신의 결혼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남녀평등의 교리정신이기 때문이다.

전무출신 지원자가 일시에 늘어날리 없는 만큼, 기성 전무출신의 정년을 몇 년 연장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현역 전무출신에 대한 경제적 예우를 상향 조정해서 결혼한 전무출신이 가정문제로 근무 의욕을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여성 전무출신의 경우에도 복지를 향상시켜서 어깨를 펴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교화 현장에서 재가교도의 활동 기여도를 높이는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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