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탄탄한 스토리 안고 세계무대로
'슈트형 로봇 태권브이' 개발에 야심을 담다
천만 관객 이끈 작품 만들고, 원무 서원하고파

IT시장 확대로 신 한류문화로 급부상 중인 웹툰. 요즘 한국사회 10대~20대에게 최대 관심사가 됐다. 웹툰을 즐겨보는 팬 층도 두텁지만, 이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브랜드홍보까지 그 영향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웹툰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한국, 그리고 메카라 알려진 합정역에 웹툰복합문화공간 주)와지트(W-GAIT)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지난 수십 년간 만화와 웹툰 시장에서 발품 팔아 노하우를 쌓은 김병헌 대표프로듀서(57·화정교당·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의 꿈이 담긴 아지트다.

이곳은 웹툰 기획·제작 및 출판부터 작가 에이전시, 웹툰 축제와 전시 개최, 신인작가 전문교육, 국내외 홍보대행까지 말 그대로 웹툰 하나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하루 평균 웹툰 이용자는 약 620만 명, 그중 모바일(스마트폰) 이용자수는 65%에 달한다. 단순한 재미와 오락이 아닌 신 한류문화를 선도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웹툰이 뜨는 가장 큰 이유는 팬덤이다. 네이버나 다음 플랫폼에 웹툰이 업데이트 되면 보통 100만 명의 팬들이 몰린다. 그 세월이 벌써 10년이니 이들이 소위 '덕후'인 셈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저렴한 제작비와 인지도 상승, 빠르고 지속적인 반응(댓글), 신뢰된 스토리와 이미지 등이 제작자나 기업인들을 공약해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타깃별로 차별화한 콘텐츠 개발이다.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관심사를 선정해 이를 웹툰으로 제작해 내는 것이 와지트의 주요 사업이다. 이를 위한 웹툰 신인작가 양성교육을 6월13일부터 3개월간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양성된 웹툰 작가들은 와지트와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인 '미스터블루'에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외에도 와지트는 웹툰 작가 팬사인회, 토크쇼를 열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공간인 2층과 다르게 카페 겸 전시, 체험학습장인 1층은 차 한 잔에 누구나 웹툰을 즐길 수 있게 해 그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11살 때 전주 동산교당에서 입교한 그는 '헌철'이라는 법명을 받고 전국학생회장까지 지냈다. 그가 웹툰 에이전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현세, 허영만 등 유명 만화가들의 초기 매니저를 하면서부터다. 또한 웹툰이 문화에서 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 시기에 그가 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덕분이었다.

그는 "5일~8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웹툰 마켓을 연다.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2016SPP국제콘텐츠마켓'에서다. 우수한 웹툰을 바이어와 투자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더욱이 '와지트' 대표로서 또 마켓 총괄감독으로서 역할을 하게 돼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요즘 또 그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브랜드웹툰이다. 브랜드웹툰이란 스토리라인 안에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의 홍보를 더하여 제작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현재 100여 가지의 브랜드웹툰이 만들어졌다. 그중 해태제과가 재기하는 데 있어 일등공신한 '퍼스트 스위트'(글 조주희, 그림 도도)는 브랜드웹툰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이 웹툰이 완결되면서 해태제과 선호도가 20.5% 상승했다. 브랜드웹툰의 특징은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탄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기업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유명 모델을 선호하던 기업들이 점차 웹툰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 '무한도전'에서는 웹툰 작가들이 출연하여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경력은 '둘리의 배낭여행', '하얀마음 백구',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세암' 등을 기획 총괄하고 때로는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요즘 로봇 태권브이 슈트형을 준비 중이다. 와지트 1층 한편에 태권브이 변천사와 슈트형 모델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만날 수 있다.

그는 "나의 목표는 대중에게 유익과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인문콘텐츠기업을 창설하는 것이다. 웹툰은 이제 미래 콘텐츠 시장을 점유할 것이다. 웹툰 작가는 청소년들의 미래 희망 직종 2위다. 교단도 이제 청소년들의 관심이 어디에 쏠리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교화는 결국 타깃을 알아 차별화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원불교는 교리의 차별화는 이미 인정받았다. 하지만 좋은 텍스트를 가지고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정도도 좋지만 가끔은 파격도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똑똑한 놈보다 아는 놈이 더하고, 즐기는 놈이 더하다는 그. 퇴임 전에 1천만 관객을 모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품고 있던 꿈을 꺼낸다. "퇴임 후에는 교단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원무를 지원하고 싶다"며 출퇴근길에 외는 기도문을 내민다.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그의 뒷모습이 든든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