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벤쿠버교당
좌선을 할 때에는 올바른 방법과 지도인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좌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것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선 좌선을 할 때에는, 절대 신기한 경험이나 지난날의 특별한 경험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실제 좌선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체험을 하게 됩니다. 몸이 커지다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작아져서 없어지기도 하죠. 단전에 온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전신의 피부로 숨쉬는 것처럼 시원할 때도 있습니다. 맑은 침이 끊임없이 나오기도 하고, 백회에서 단전까지 하나의 기둥처럼 뻥 뚫린 느낌이 들어 편안하고 고요하여 시간을 잊을 때가 있죠.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느낌에 집착하여 신기함이나 특별한 경험을 위해 애를 쓰는 경우가 생깁니다. 좌선은 그런 신체적, 심정적 경험이 궁극적 목적이 아니죠. 망념을 잊고 일원상과 같은 우리의 본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좌선 중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죠. 수행은 혼자 하는 것이고 오래 공을 들여야 합니다. 지도인의 감정을 위해서라면 몰라도, 자신의 수행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 하거나 비교하는 등 수행과정 중에 타인을 의식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죠.

단전주는 단전호흡이 아닙니다. 처음에 단전주를 시작할 때에는 단전을 의식하느라 단전에 힘을 주기도 하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아랫배 단전 부위를 들쑥날쑥 하기도 합니다.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고,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면서 아랫배가 들고 남을 의식하죠. 하지만, 아랫배에 억지로 힘을 주어 배를 내밀거나 당기지는 않죠. 마음과 기운을 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배의 들고 남 정도면 충분합니다. 호흡이 미세해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아랫배의 들고 남 또한 미세해지죠.

호흡 또한 들이쉬는 숨을 '조금 길고 강하게' 들이쉰다 생각하고 들이쉬는 호흡만 주의를 하면 내쉬는 숨은 자연스럽게 '조금 짧고 약하게' 조절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밖으로 달아나려는 마음을 호흡과 단전을 집중에서 온전한 정신을 양성하고 회복하는 것이지 호흡 자체의 길이나 배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아니죠. '자연스러운 호흡'에 집중하면서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하고' '방심이 되면'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챙겨 다시 '단전에 마음과 기운 주하기'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는 가운데 몸은 자연스럽게 수기가 오르고 화기가 가라앉으며 마음에는 망념이 줄어들고 진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또한 전신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하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고, 졸음에 떨어지지 않으며,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할' 정도의 주의력과 긴장감은 필요하죠.

"적적(寂寂)한 가운데 성성(惺惺)함은 옳고 적적한 가운데 무기(無記)는 그르며, 또는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은 옳고 성성한 가운데 망상은 그르다"(〈대종경〉 수행품 12장)고 하신 말씀과 같이 무기와 망상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적적성성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죠. 어떻게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직접 해보며 터득하는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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