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현서가 교당을 '엄마 어린이집'이라 하고 아빠 앞에서 엄마 어린이집 노래를 같이 하자면서 영주와 일원상서원문을 섞어서 한다고 했다. 일원상이 모셔진 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난 후에는 정리정돈을 잘도 한단다. 딸 부처님 덕분에 꼼짝없이 공부하고 있다던 교도님 집에 부처들이 있다. 내가 있는 곳에도 서로 서로 생불(산부처)이 되어 서로 서로 제도하며, 서로 서로 부처의 권능을 가진 줄을 알기에 경우와 처지를 따라 모든 공을 심어가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미륵불이라 함은 글자 그대로 온 세상에 부처가 다 북 찼다는 말이니, 천지만물 허공법계를 다 생불과 같이 위하는 시대를 일러 미륵불출세라 했다. 천지만물 허공법계를 다 생불로 위하는 시대다. 생불들이 사는 세상은 크게 밝은 세상이라 남녀노소 선악귀천 간에 덕화를 입어 원만평등한 세상이다.

지금 나, 생불 맞는가? 내 가장 가까운 가족을 생불로 모시고 사는가? 가끔씩 생불로 보이지 않을 때는, 내게 무엇이 문제인 것인가? 생불들과 함께 하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가? 생불들의 세상에서는 누구나 덕화를 입게 된다고 했는데, 내가 입은 덕화는 또 얼마나 많은지 자랑해보자. 과거시대에 비하여 훨씬 그 감응도 신속할 것이요, 또한 사실적일 것이다.

세상을 저대로 두어도 크게 밝은 세상이 되고 미륵불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하나 깨쳐 아는 주인들이 많아져야 하리라. 일원의 진리를 말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미륵산 아래에 미륵회상·용화회상·일원회상이 열리며 팔만 구 암자가 들어선다"고 하셨는데, 팔만 구 암자가 들어선다 함은 수많은 가정과 기관과 교당에 일원상 부처님을 봉안함이라, 그대들은 여기에서 천불 만성이 발아하고 억조창생의 복문이 열려 무등등한 대각도인과 무상행의 대봉공인이 많이 나오도록 하자고 대산종사가 당부했다.

어떤 부처님이 참 부처님인가 묻고 답하는 이야기가 있다. 진흙으로 만든 부처님(泥佛)은 물에 넣으면 다 허물어지므로 물을 못 지내고 또 나무로 만든 부처님(木佛)은 불에 넣으면 다 타버리므로 불을 못 지내고, 금과 쇠로 만든 부처님(金佛)은 용광로에 넣으면 다 녹아 버리므로 용광로를 못 지낸다.

참 부처는 '산부처님(生佛)'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소태산이 덧 붙여준 소식이 있다. '생불(生佛)은 건너지 못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無不渡). 물과 불은 물론 용광로에 가도 괜찮고 욕심을 대해도 괜찮다. 이러한 생불이 되려면 선(禪)을 많이 해서 불을 끄고 적멸궁, 대적광전(寂滅宮, 大寂光殿)의 자리에 안주해야 불도 못 들어오고 물도 못 들어오고 용광로도 못 들어오고 일체욕심도 못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니 머리에 타는 불을 끄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라'고 했다.

일원상의 진리를 깨달아서 실천에 옮기면 바로 생불이요 하나님이다. 일념미생전(一念未生前)을 알아차려 활용하면 그대로 산부처인 것이다. 이는 깬 사람의 보물이요 지키는 사람의 물건이며 잘 쓰는 사람이 주인이다. 주인 되어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으니 세상이 밝아져가고 있는 거기 거기서 희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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