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병은 마음으로부터 옵니다"
교수 재직 후 더 많은 치료 위해 병원 개원
소리없이 찾아오는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노스트한의원 안정조(46·법명 세진·둔산교당) 원장을 만난 날은 몹시 더웠다. 365일 중 363일 진료를 하는 노스트한의원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북적이는 환자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40대 젊은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대전시 갈마동 노스트한의원에 들어서자 정성스럽게 환자를 대하는 안정조 원장이 환한 웃음으로 맞아줬다. "어릴 적에 몸이 많이 안 좋았어요.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했지만, 쉽사리 나아지질 않았죠. 그 때 임달규 은사님이 한의학으로 치료를 해주셨고, 점차 몸이 회복되면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방치료로 건강을 되찾은 그는 어릴 적 대산종사를 만난 뒤, 한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몸이 아플 때 신앙생활도 더욱 열심히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대산종사를 만났는데 형(안세명 교무)은 출가를 하고, 누나는 국제적인 사회 활동을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저는 교단에 의학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나 한의사가 되라고 하셨죠. 그 때 한의사의 꿈을 결심하게 됐어요."

원기86년 대전대학교 한의대에 입학한 그는,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동신대 한의대 교수,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교수로 재직했다.

"원기91년부터 6년간 대전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했어요. 학교에서 진료를 하다보니 한정된 과에서만 진료를 하게 됐죠. 더 많은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원기97년 현재 노스트한의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다'는 첫마음을 지키려고 부원장과 함께 365일 중 363일을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야간진료도 함께해 환자들이 퇴근 후에도 편안하게 병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안 원장은 소리없이 찾아오는 만병의 근원을 '스트레스'라고 꼽는다. "우리 몸과 마음은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쳐 대응하는 신체 시스템에 문제가 오게 되면 결국 심신의 병적인 증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쉽게 피로하고 불면증이 오거나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몸의 여러 군데가 아프기 시작하고 통증이 생기며 쉽게 지치게 되는 것이죠. 스트레스로 인한 인체의 증상은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등 정신적 질환에서부터 만성피로, 만성두통, 근육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질환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스트레스와 함께 건강의 3대 기준을 강조하는 안 원장은 '잘 먹고 있는가, 잘 자고 있는가, 잘 보고 있는가' 이 세 가지의 불편감이 없다면 건강한 상태라고 말한다.

"첫 번째 락식(樂食), 잘먹고 있는가는 음식섭취에 과함과 적음이 없고 소화가 잘되는 부분을 의미하며 하루 세끼를 시간에 맞춰 하는가를 뜻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안면(安眠), 잘 자고 있는가는 깊고 편안한 잠을 자고 상쾌한 느낌을 가지고 일어나는지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지를 뜻하는 것이며, 세 번째 쾌변(快便)은 대소변을 통해 넓게는 호흡과 땀을 통해 우리 신체의 노폐물이 잘 배출되는지를 뜻합니다. 이 세 가지는 한의사들이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때 진맥과 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진 요소이기도 하므로 평소에 나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환자들에게 삼학과 사은, 일상수행의 요법, 유무념 공부를 전하고 있다는 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체의 병이 마음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오랜 옛날부터 알려서 있어서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다섯가지 감정(희노우경공) 즉 기쁨, 화남, 우울, 깊은 생각, 슬픔, 놀람, 공포 등의 각종 마음으로부터 오장(五臟)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고 동의보감에서도 병을 다스리고자 하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가지고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그것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 것이 치료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안 원장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면 현명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건강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은 잠재적인 증상이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무리한 운동을 하는 대신에 가벼운 산보나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심신을 이완시키고 명상이나 안정을 통해 감정적인 불안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노스트한의원을 나서는 길, 출입구에 붙은 로고가 눈에 띈다. '웃음'을 표현한 한의원 로고에서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웃음을 찾아주고자 하는 그의 염원이 어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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