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세상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어떠한 세상이 평화로운 세상이고, 행복한 세상인가. 모든 인류가 다 함께 골고루 잘사는 세상이리라. 소수가 특권을 누리고 다수가 빈곤에 허덕인다면, 그러한 세상이 바로 지옥이 아니겠는가.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지면서 스스로 자정(自淨) 작용이 일어나고 있어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친인척 보좌관 채용금지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회기내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세비를 반으로 줄이자는 제의도 있다. 국회의원만 되면, 수많은 특권을 누린다. 국민들 앞에 표를 달라며 애원하는 선거 때의 애처로운 모습은 더 이상 없다. 온갖 특권을 누리며 오만해지기 십상이다. 어느 선진국의 국회의원은 세비도 그리 많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검소한 모습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존경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 모든 것을 독점한다. 특권을 호사스럽게 누리는 것이다. 지위와 돈과 명예가 함께 결탁해 굴러간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돈도 많이 갖고 권력과 명예를 독점하는 저급한 시스템이다.

국회의원들도 세비를 당연히 줄여야 한다. 국민의 행복을 위한 대의정치는 방임하고, 소속 정당이나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연일 싸움질을 마다 않는 부끄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재벌기업의 사주나 중역들도 배당금과 급여를 터무니 없이 받아가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바로 개선해야 한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의 반밖에 급료를 받지 못한다. 정규직의 급여를 줄여서라도 비정규직의 급여를 올려야 한다. 사주나 중역들의 어처구니 없는 특혜를 줄여서 비정규직을 대우해야 한다.

대학 교수들의 봉급도 많다. 시간강사는 똑 같은 일을 하고도 터무니 없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교수의 봉급을 줄여서 시간강사의 봉급을 채워줘야 합당하다. 상후하박의 급료 규정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의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불합리를 타파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특정한 직업이나 일터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팽배해 있는 부조리한 현상이다.

교단도 마찬가지다. 교무들의 처우가 균등해야 한다. 대학에 근무하는 사람과 교화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처우가 극심하게 차이가 난다. 같은 전무출신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용금 규정이 있긴 하지만, 원기 100년대를 맞아 과감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종법사를 역임한 상사(上師)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상사 제도의 초기라 지금의 모습을 이해하면서도 고령화로 상사가 늘어날 것을 생각한다면, 원기 100년대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종법사에서 물러나게 되면, 평 교무로 돌아와서 예우에 초연한 불보살 성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찍이 정산 송규 종사는 '결심은 특이하게 처신은 평범하게'라는 대인의 삶을 일깨웠다. 국가나 교단이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특권을 버리는 품격높은 처신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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