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벤쿠버교당
사람마다 인생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은 서로 같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천차만별이죠. 무엇이 우리에게 그런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신념이라고 하죠. 스스로 옳다고 믿는 그 한 생각에 세상을 보고, 판단하며,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신념도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기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도 묻지 않았고 검증해보지도 않은 어떤 관습이나 선입견, 편견 등에 근거하는 경우도 많고, 욕심이나 집착에 가린 채 가치를 정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 오류가 많습니다. 보고 듣고 배우는데 한계가 있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가려 세상을 보기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볼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경전을 봅니다. 출렁이는 바다를 항해할 때 필요한 나침반과 같이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인생의 나침반 경전을 보는 것이죠. 경전이란 진리를 깨치거나 눈 밝은 성현들이 밝힌 세상의 이치 모음집입니다.

경전이란 '우리의 지정교서와 참고 경전 등을 이르는 것으로,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원불교에는 〈정전〉, 〈대종경〉, 〈불조요경〉, 〈정산종사법어〉, 〈예전〉,〈성가〉, 〈교사〉 등의 7대교서가 있죠. 이러한 경전은 진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혜와 복의 근원을 알려서 우리들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우리는 자기 본위로 세상을 보는 경향이 있죠. 그러니 인과를 알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고 억지를 써, 고통받고 불행해 하죠.

그러니, 경전을 보며 성현께서 밝혀주신 실제 세상과 내 마음의 이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며, 우리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는 현상들이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어떻게 하면 욕심이나 집착에 가리고 벌을 받는지, 어떻게 하면 지혜가 쌓이고 복이 오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거죠.

경전은 이 모든 내용을 밝혀서 진리를 이해하고, 우리 마음을 밝히며, 세상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길을 밝혀줍니다. 그러니, '노는 시간이 있으면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하여 우리의 선입견이나 편견, 욕심이나 집착이 아니라 진리적인 안목을 갖추고, 우리의 한계를 극복하여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책으로 된 경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깊어지면, 세상의 모든 현상으로부터 진리를 발견하고 삶의 지혜를 얻어나갈 수가 있죠. 종이에 글로 쓰여진 경전뿐 아니라 '삼라만상으로 나열된 현실의 경전, 우리 자성의 본래 구족한 무형의 경전'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부처님께서도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 자기 마음을 등불 삼고 진리를 등불 삼으라)'는 법문을 마지막 열반 길에 남겨주셨듯이 내 마음을 밝히면 진리 아님이 없기 때문입니다.

욕심이나 억지, 습관이나 관습, 고집이나 편견이 아닌 경전 연마를 통한 진리가 이끄는 삶,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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