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출신 용금 현실화에 대한 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2016년 현재 근로자가 하루 8시간 근무해서 받는 최저 월급이 126만원이다. 이런 점을 비춰 전무출신이 월13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를 받기 위해서는 교정원이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중앙총부 한해 예산이 120억원 정도인데, 현재 이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수월치 않는 것이 현실이다.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전무출신 용금 현실화 문제는 여러 해 전부터 제기돼 왔다. 원기94년 원불교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무출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우선순위에서 1위가 용금 문제였다.(23%) 용금의 현실화, 인상, 평준화가 요구된다는 응답이다. 특히 결혼한 남자 전무출신들의 사기저하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용금 및 급여 수준에 힘겨워 하고 있다는 여론(기혼남 44%)이 지배적이다. 경제적 어려움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표출된다.

그렇다면 전무출신 구성원들의 요구가 분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력'이 부족한 탓이다. 전무출신의 기본용금은 매년 교정원장이 원의회의 의결을 거쳐 책정한다. 부가 용금은 기본 용금의 100% 범위 내에서, 생활지원금은 기본 용금의 100% 범위 내에서 각 교당·기관의 장이 책정하고 있다. 장기간 노출된 용금 현실화 문제는 이번 교정원에서도 제외됐다. 역점사업 항목에 없다.

전무출신 삶의 질 향상의 제1 순위였던 '용금의 현실화'는 허공의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물론 교단적 과제가 산적해 있어 돌아볼 여유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무출신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펴서 현장의 사기를 높이는 일도 급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불교 100주년. 새로운 세기에 맞는 새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교단의 경제 규모'를 보면 용금 현실화에 따른 재원 확보가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다. 대신 과감한 정책적 전환이 요청될 뿐이다. 가령 원불교100주년기념관(흑석동)이 건축되면 그 곳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은 전무출신 후생복지에 활용하겠다는 선언적인 메시지도 필요하다. 지금은 어렵지만 단계적으로 눈에 보이는 용금 인상으로 현장의 요구에 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래교화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전무출신의 삶의 질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파악 된 문제를 결단력 있는 정책실현으로 현장에 희망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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